[천안함]“좌현엔 버블제트어뢰 흔적… 우현은 충격식 어뢰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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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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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좁혀지는 침몰원인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인 윤덕용 KAIST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민군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인 윤덕용 KAIST 명예교수가 1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버블제트냐
좌현 철판 안쪽으로 휘어져…직접타격 아닌 수중폭발 효과

직접타격이냐
우현까지 충격 미친 흔적…‘충격식’ 폭발한 특징 보여

기뢰는 아닌듯
고기잡이배 왕래 많은 곳…군함이 건드렸을 확률 낮아


천안함 침몰 사건의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이 16일 천안함 절단 원인을 ‘외부폭발에 의한 타격’으로 잠정 결론을 내림에 따라 폭발의 원인을 제공한 무기는 어뢰와 기뢰로 좁혀졌다. 두꺼운 군함의 철벽이 짓이겨질 정도로 외부에서 가해진 강력한 힘이라면 어뢰와 기뢰에 의한 공격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뢰와 기뢰 중에선 어뢰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상당수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 기뢰보다는 어뢰

‘수중의 지뢰’와 같은 원리인 기뢰가 미리 천안함이 통과하는 해역에 설치돼 있었고 이를 천안함이 지나가면서 건드렸다는 것은 확률상 어려운 얘기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천안함이 침몰한 곳은 군함보다는 일반 고기잡이배가 더욱 많이 왕래하는 곳이다. 기뢰가 폭발 원인이 된다면 어선이 피할 수 있었던 것을 100여 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레이더 장비를 갖춘 천안함이 건드린 셈이 된다.

게다가 기뢰를 설치하기 위해선 백령도 근해까지 내려와 장시간 작업을 해야 하며, 기뢰는 배가 지나가면서 접촉해 폭발한다는 점에서 천안함처럼 배 가운데 부분이 아닌 뱃머리에 충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군 전문가들은 기뢰보다는 직접 목표물을 향해 공격을 하는 어뢰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도 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서 “기뢰나 어뢰에 의한 가능성이 있다면 이 가운데 어뢰 가능성이 좀 더 실질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 충격식, 버블제트 특성 모두 나타나

어뢰는 폭발 방식에 따라 충격식 어뢰와 감응식 어뢰로 나뉜다. 충격식 어뢰는 목표물에 부딪치는 동시에 폭발하면서 타격을 주는 방식으로 작동되며, 감응식 어뢰는 목표물에 닿지 않은 채 수중에서 폭발해 버블제트(bubble jet)를 일으키며 충격을 주는 방식이다.

16일 민군 합동조사단의 윤덕용 단장에 따르면 천안함 함미의 좌측 방향에서 큰 힘이 작용해 철판들이 안쪽으로 휘었고 우측에는 파손이 생겨 열려 있다. 함미 오른쪽 방향의 파손은 이 부분에서 강력한 타격이 일어난 듯 보이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윤 단장의 설명에 따르면 침몰한 천안함의 손상된 형태에서 충격식 어뢰와 감응식 어뢰 두 가지 특성이 모두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계함 함장 출신의 예비역 해군 중령인 양민순 선린대 기술군사계열 교수는 “천안함 좌현 철판이 내부로 휘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다는 점은 버블제트에 의한 강한 힘이 좌현 방향에서 발생해 타격을 줬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우현이 파손돼 크게 열렸다는 것은 충격식 어뢰가 좌현 방향으로 타격해 우현 쪽이 떨어져 나갔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즉, 감응식 어뢰와 충격식 어뢰의 두 가지 특성이 모두 보여 함미에서 나타난 현상만으로 공격 무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태준 한반도안보문제연구소 소장도 “현재까지 좌현을 보면 버블제트, 우현을 보면 충격식 어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증거가 부족한 상태”라며 “함수를 인양하고 파편을 추가로 분석해봐야 원인을 명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윤 단장은 16일 “바로 접촉도 가능하지만 접촉하지 않고 선체 근처에서 폭발했을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놨다. 군 관계자들은 “인양된 함미 절단면을 분석하는 것뿐 아니라 함수 부분과 함미를 맞춰본 뒤 어떤 부분이 떨어져 나갔는지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면서 “특히 수거된 파편을 분석해봐야 의미 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동영상 = 합동조사단, “천안함 외부폭발 가능성” 발표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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