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질타 - 감정대응 문제해결 도움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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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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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조 청소년상담센터 팀장

“한 중3 여학생이 괴롭힘 당한 일을 어머니한테 얘기했더니, 어머니가 교사에게 찾아가서 따진 거예요. 선생님도 당황해서 반 학생 전체가 앉아있는 가운데 ‘괴롭힌 아이들은 다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공개적으로 말했어요. 피해 학생한테는 다시 상처가 됐죠.”

서울청소년상담지원센터 이윤조 상담팀장(35)은 23일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부모나 교사가 이처럼 쉽게 실수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 학생은 이 일로 친구들 사이에서 ‘고자질쟁이’라는 조롱을 당하고 더 따돌림을 당했다”고 했다.

이 팀장은 “피해학생 부모가 가해학생을 직접 만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아이에게 “별것 아닌 일인데 왜 그렇게 힘들어하느냐. 네가 이겨내라”고 말하는 것도 학생이 ‘내가 못나고 잘못해서 피해를 당한 것이다’라는 상처를 주고 마음의 문을 닫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사들도 가해학생들을 불러놓고 일방적으로 훈계하는 일이 가해학생들에게 ‘선생님은 내 편이 아니다’라는 심리적인 고립감을 줘 피해학생에 대한 폭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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