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전황 악화일로… 각국 추가파병 고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1일 03시 00분


현 42개국 10만여명 주둔英 빼고는 대부분 부정적오바마도 반전여론에 시름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전황이 계속 악화 일로를 걷는 가운데 추가파병에 대한 각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미군은 10월 55명이 숨지는 등 2001년 개전 이후 최대 전사자가 나왔다.

탈레반 반군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힌 스탠리 매크리스털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4만 명 이상의 추가파병을 요구하고 있지만 제2의 베트남전이 될 수 있다는 반전 여론 때문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결단은 미뤄지고 있다.

미국은 대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달 23일 슬로바키아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에 참석해 전투병력 증파 및 다른 경제적 지원을 강하게 요청했다. 하지만 500명 추가파병 계획을 발표한 영국을 제외하고는 구체적인 지원 약속을 밝힌 회원국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미국과 영국 다음으로 많은 4365명의 병력을 파병한 독일의 프란츠 요제프 융 국방장관은 “철군 계획도, 추가파병 계획도 없다”고 밝혔고, 2795명의 군인을 파병한 이탈리아의 이그나치오 라 루사 국방장관은 “추가 파병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앞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프간에 계속 프랑스군을 주둔시키겠지만 단 한 명의 프랑스군도 추가로 파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파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AFP통신은 “추가파병을 원하는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호주가 아프간 철군을 서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주는 1350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주둔시키고 있다.

한편 현재 아프간에는 3만4800명을 파병한 미국을 비롯해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등 42개국이 국제안보지원군(ISAF)의 지휘를 받는 병력 7만1030명을 주둔시키고 있다. 미국은 ISAF 소속 병력과는 별도로 3만3000명을 아프간 동부에 추가 배치하고 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