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절반의 성공 보여준 이동국

  • 입력 2009년 8월 13일 02시 59분


전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경기장을 걸어 나오는 ‘라이언 킹’ 이동국(30·전북 현대)의 얼굴에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났다. 735일 만의 대표팀 선발 출전은 ‘절반의 성공’이었다.

이날 이근호(24·주빌로 이와타)와 투톱을 이룬 이동국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 출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상대 수비와의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간결한 볼 터치와 자로 잰 듯한 짧은 패스도 돋보였다. 전반 26분 헤딩슛은 최근 물 오른 이동국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전반 직후 교체된 이동국의 플레이에는 아쉬움도 남았다. 이근호가 여러 차례 수비진을 파고들었지만 투톱 파트너인 이동국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다. 김순기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은 “최근 K리그와 컵대회 등의 강행군으로 체력에 부담이 된 것 같다”며 “공격에서 유기적인 플레이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서정원 청소년 대표팀 코치도 “투지는 보였지만 몸이 따라주지 못했다”며 “공격진에서 좋은 자리를 찾아가는 모습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이 무난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잘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동국의 의지는 높게 사고 있다. 하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며 대표팀에 계속 기용할지에 대한 즉답은 피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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