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성탄 전야 성추행범 여중생에 ‘덜미’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2시 57분


친구 등과 붙잡아 경찰 넘겨

여중생 A(15) 양은 24일 오후 5시경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친구와 함께 서울 명동 거리로 놀러 나왔다.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명동 거리에서 친구와 함께 옷가게를 둘러보던 A 양은 누군가가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는 느낌을 받았다.

불쾌한 느낌이 든 A 양이 곧바로 고개를 돌리자 그 남자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유유히 방향을 틀어 사라졌다.

그러나 A 양의 시선에 그 남자가 곧바로 다른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것이 포착됐다.

성추행범임을 직감한 A 양은 친구와 함께 또 다른 피해 여성인 여대생 B(21) 씨에게 달려갔다.

“방금 저 사람이 엉덩이를 만지지 않았느냐. 함께 가서 따지자”는 A 양의 제안에 B 씨가 동의했고, 두 사람의 친구까지 포함한 여성 4명은 그 남성을 쫓아갔다.

이들은 명동 거리 한복판 U옷가게 앞에서 그 남성을 붙잡은 뒤 도망가지 못하도록 주위를 둘러싸고 따지기 시작했다.

세 명이 그 남자를 둘러싸고 항의하는 사이에 한 명이 “성추행범을 붙잡고 있다”며 휴대전화로 112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박모(41) 씨를 붙잡아 곧바로 경찰서로 연행했다.

박 씨는 경찰 조사에서 “길에 사람이 많아서 부딪쳤을 뿐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라며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의 추궁에 곧 범행사실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5일 강제추행 혐의로 박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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