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춘란배 국가대표 선발전… 초조함이 빚은 실착

  • 입력 2008년 4월 9일 02시 57분


반상에 빈자리가 서서히 좁아지고 있다. 그나마 공터로 남아 있는 곳은 하변. 이영구 7단은 여기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싶은 마음이다. 백 88로 들어간 것이 이 7단의 초조한 심경을 대변하고 있다.

정수라면 흑 91의 자리. 그러나 이런 마늘모 행마는 너무 느슨하게 느껴진다. 백 88은 하변 흑 두 점을 압박해 보겠다는 것.

상대를 공격하다보면 내 방어에 빈틈이 생긴다. 지금처럼 사방에 흑의 두터움이 자리 잡은 상황에선 백 88로 인한 약점이 더욱 두드러진다.

목진석 9단도 본능적으로 백 88이 과하다고 느낀다. 목 9단은 찬찬히 수를 읽는 뒤 흑 91로 급소를 찔러간다. 아프다. 신음이 절로 새어나올 정도다.

백은 탈출을 위해 92, 94로 밀어야 하는데 흑은 슬슬 따라 나가는 것으로도 나쁘지 않다.

실리로만 따지면 흑 101 대신 참고도처럼 두는 게 크다. 그러나 침착하긴 하지만 영 기분이 나지 않는다. 목 9단은 공격하는 즐거움을 더 느끼고 싶다. 흑 115까지 흑의 행마가 경쾌하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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