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11번째 국수의 탄생

  • 입력 2008년 1월 28일 02시 56분


코멘트
마지막 수인 흑 189 대신 참고도 흑 1로 이으면 어떻게 될까. 백 4까지 하변 흑이 차단되긴 하지만 흑 5부터 공세를 펼치면 하변 백과 빅이 난다. 이 결과는 당연히 흑 승이다. 이세돌 9단이 참고도 수순을 못 봤을 리 없지만 아무리 강심장이라도 국수위를 눈앞에 두고 모험을 벌이는 것은 부담스러웠을 듯하다.

이번 국수전은 이 9단의 3연승으로 끝났으나 내용으로는 윤준상 국수가 3연승을 거뒀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윤 국수는 매번 필승의 구도를 잡아 놓고도 어이없는 실수로 판을 그르쳤다.

특히 2국의 대역전패는 믿기지 않았다. 상대 대마를 잡는 방법이 수십 가지였는데 유일하게 살려 주는 길을 택한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실력이 부족했다기보다 상대의 기세에 눌렸다고 보인다.

윤 국수는 도전기를 시작하기 전 “재미있는 바둑을 두겠다”고 했으나 승부를 재미있게 이끌지 못한 점은 후회로 남을 듯하다. 이 9단은 “국수는 한 번만 차지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영예가 아니다”며 “적어도 3연속 우승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51기 국수전은 11번째인 이세돌 국수의 탄생과 함께 막을 내렸다. 최기훈 초단이 예선부터 7연승으로 도전자 결정전에 진출했던 것과 이창호 9단이 본선 1회전에서 탈락한 것도 기억할 만하다. 다음 보에는 제41기 아마국수전 기보를 소개한다.

189수 끝 흑 불계승. 164…60, 165…58. 소비시간 백 2시간 53분, 흑 2시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