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1기 국수전… 대형 바꿔치기

  • 입력 2007년 10월 2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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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놓친 기회는 돌아오지 않는다

영화 ‘세렌디피티’는 하루저녁 우연한 만남을 가진 뒤 헤어진 두 남녀가 여러 차례 만날 기회에서 엇갈리다가 결국 재회하게 된다는 해피엔딩의 줄거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생에선 이 영화처럼 우연이 반복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원하는 걸 얻을 기회가 단 한 번만 생겨도 고마운 일이다.

바둑에서도 그 순간에 그곳에 두지 않으면 영영 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로바둑에서 기회를 놓친 뒤 다시 잡을 확률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흑 107이 그렇다. 이 수로 참고도 흑 1을 선수로 뒀으면 중앙 백 집이 실전처럼 많이 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결과가 3집 반이었으니 흑 1을 뒀으면 박빙의 형세였다. 그러나 백 108이 놓이는 순간 흑은 영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프로기사라면 당연히 손이 가는 곳인데 왜 놓쳤을까. 서건우 4단은 그때 써버리기가 아까워 잠시 뒤로 미뤄둔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 바둑의 운명은 그걸 받아주지 않았다.

260수 끝 백 3집 반 승. 51…39, 54…44, 98…74, 192…84, 259…90. 소비시간 백 2시간 15분, 흑 2시간 57분.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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