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무기수, 아내와 ‘애틋한 하룻밤’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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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30대 무기수가 11일 아내와 평생 잊지 못할 하룻밤을 보냈다.

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A(35) 씨는 이날 대전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 내에 마련돼 있는 가족 만남의 집에서 아내 B(33) 씨와 하룻밤을 같이 지냈다.

A 씨는 13년 전 기약 없는 수감 생활이 시작되자 아내에게 “나를 기다리지 말고 행복을 찾아 떠나라”고 했다. 정을 떼려고 마음에 상처를 주는 말도 했다.

하지만 B 씨는 매달 2, 3차례 남편을 면회 왔고 이틀이 멀다하고 사랑과 믿음이 가득 담긴 편지를 보냈다.

최근에는 교도소 가까운 곳으로 집을 옮기고 “가정을 지켜 내려면 아이가 필요하니 남편과 하룻밤을 지낼 수 있도록 해 달라”는 편지를 교도소에 보냈다.

B 씨의 정성에 감복한 교도소는 회의 끝에 이 부부에게 특별한 만남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박형규 교무계장은 “B 씨가 A 씨의 형이 확정된 뒤 혼인신고를 했고 그동안 끊임없는 정성을 보여 진심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밤 A 씨는 자신 때문에 고생하며 청춘을 보낸 아내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했고 B 씨는 앞으로도 자신의 사랑과 믿음이 변치 않을 것임을 약속했다.

아내의 사랑에 힘입은 A 씨는 모범적인 수감생활을 통해 최초 4급에서 시작된 행장급수(모범수 등급)를 지난해 1월 2급으로 올린 데 이어 국문학 독학사 학위도 취득했다.

공주=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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