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공종식]“교육 백년대계” 외치는 베트남 주석

  • 입력 2007년 6월 22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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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9시 미국 뉴욕 시 뉴스쿨대의 ‘랑 센터(Lang center)’.

베트남 최고 지도자로는 종전 이후 32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응우옌민찌엣 베트남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자리여서 긴장감마저 느껴졌다.

이날 행사의 공식 명칭은 ‘베트남 고등교육 개혁 포럼’. 미국의 베트남 전문가들과 베트남 방미단과의 토론이 시작되기에 앞서 찌엣 주석이 기조연설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상의 대부분을 미국 과학자들과 미국 대학이 가져갑니다. 우리가 미국 대학과 협력을 강화하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육은 미국과 베트남을 더욱 가깝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라고 생각합니다.”

찌엣 주석 옆에 있던 응우옌티엔난 교육부 장관이 필요할 때마다 보충 설명을 했다. 이번 주석의 방미에는 외교부, 과학기술부와 함께 교육부 장관이 동행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그 궁금증은 난 장관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교육 문제가 가장 중요한 의제”라고 공개하면서 풀렸다.

찌엣 주석이 이날 뉴스쿨대를 방문한 것도 미국 대학을 향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었다. 난 장관은 이날 베트남이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2020 교육비전’을 설명하면서 미국 기업 및 대학과 협조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0 교육비전’은 개혁 개방을 통해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베트남 정부의 최우선 정책 목표 중 하나다. 여기에는 2020년까지 미국 박사 2500명을 포함해 매년 2만 명의 박사를 배출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베트남은 지난해만도 경제성장률이 8.2%에 이르는 등 아시아의 대표적인 고(高)성장 국가로 분류된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726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여전히 가난한 국가다. 그럼에도 베트남은 매년 수백 명의 국비유학생을 미국과 프랑스 등에 보내고 있다.

교육 문제를 정상회담의 중요한 의제로 삼은 국가, 국가 최고 지도자가 바쁜 외국 방문 일정 속에서도 교육 세미나에 참석해 전문가들과 토론을 하는 국가….

찌엣 주석의 첫 미국 행보에 신선함을 느꼈고 베트남의 장래에도 희망이 느껴졌다.

공종식 뉴욕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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