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입사성공기]G마켓 신입사원 황세진 씨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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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온라인 장터) 업체인 G마켓의 신입사원 황세진(27·명지대 법학과 졸업) 씨.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한 황 씨는 ‘별종’으로 통한다.

해외연수 한번 다녀오지 않았고 토익(TOEIC) 성적은 입사지원서에 차마 쓰지 못했을 정도다.

눈에 띄는 자격증이나 공모전 입상 경력도 없다.

게다가 흔한 ‘취업스터디(공부모임)’조차 해 본 적이 없다.

그런 그가 지난해 120 대 1의 경쟁을 뚫고 G마켓 공채에 당당히 합격했다.

자신만의 강점을 살린 ‘눈높이 취업 전략’ 때문이다.

“전공인 법학 지식과 실무경험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습니다. 제 강점을알아주는 회사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죠.》

그가 입사에 성공하기까지 낸 입사 지원 횟수만 108회. 하지만 변변한 토익 성적도 없고, 흔한 해외연수조차 가본 적이 없는 그를 반기는 대기업은 드물었다. 목표를 바꿨다. 남들이 다 알아주는 회사보다 나를 알아주는 회사로 가자고.

2003년 군대를 제대한 뒤 휴학을 하고 친구와 DVD를 판매하는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인터넷 전자상거래 업체 취업을 노렸다. 이때 그의 눈에 들어온 회사가 바로 G마켓이다.

그는 대학 재학 시절 성적 장학금만 6번을 받은 장학생 출신. 1학년 평균 학점이 0.8에 불과했지만 제대 후 2학년에 복학해 재수강과 계절 학기 수강을 반복한 끝에 학점을 4.12(만점 4.5)로 끌어올렸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법률 등 전공 지식의 중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4학년 때는 서울 YMCA 시민중계실에서 소비자 불만을 상담하는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책으로 배운 지식에 머물지 않고 직접 현실에서 소비자의 고민과 불만을 듣고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경험을 쌓고 싶었다.

그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G마켓은 토익 성적조차 없는 그를 면접 한 번만으로 뽑았다. 이 회사는 ‘서류-1차 면접-2차 면접’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그러나 실무진에서 적격자라고 판단하면 임원 면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채용한다.

그 대신 실무 면접은 어느 기업보다 까다롭다. 팀장급 면접관이 1시간 동안 지원자와 대화를 나누며 업무 능력과 인성 등을 꼼꼼히 평가한다. 그는 이 면접에서 그가 가진 모든 것을 털어놨다. 학창시절 시간당 1750원을 받고 일한 패스트푸드점 아르바이트부터 음식점 주방장 경력, 온라인 쇼핑몰 운영 경험, 시민단체 활동까지.

그는 “면접을 치르면서 ‘이 회사와 궁합이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인터넷 상거래 업체라는 점과 소비자 상담 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 특히 끌렸다”고 말했다.

G마켓은 누구나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파는 온라인 장터. 황 씨는 이곳에서 제품에 관한 소비자 불만을 처리하고 문제가 있는 판매자를 찾아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황 반장’이다. 무슨 일이 생기든 달려가서 문제를 해결해 준다고 해서 동료들이 붙여 줬다. 신입사원이지만 “사장 내려오라”고 소리치는 소비자를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해 줄 정도로 배짱도 두둑하다.

대기업에 입사하지 못했지만 후회는 없다.

“G마켓은 역량만 되면 신입사원에게도 전권을 줍니다. 내 능력을 알아주는 직장에서 회사와 함께 클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죠.”

글=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박 용 기자 parky@donga.com

사진=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인사담당자의 말

G마켓은 일에 대한 열정과 적극적인 의지를 가진 인재를 높이 평가한다. 특히 전문지식과 인성 등을 살핀다.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시민단체에서 소비자 문제를 상담한 황 씨의 경력에 끌렸다. 면접에서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자신이 원하는 일을 스스로 성취한 경험도 후한 점수를 주게 된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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