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작년 10월 말 ‘1차 퀴즈’ 때 추병직 건교부 장관의 암시는 짤막했다. “분당급(級)입니다.” 그는 부처 간 합의 전에 힌트를 던져 수도권 투기를 확산시키는 바람에 한명숙 총리한테서 혼쭐이 나고, 과오가 쌓여 장관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요즘 내각 군기잡기에 나섰다는 한 총리가 이 장관에겐 뭐라 할까. 전례에 따라 옷을 벗길지, 아니면 ‘장관의 입’이 일으킨 부동산값 거품의 정도에 따라 달리 처벌할지 궁금하다.
▷두 장관의 설화(舌禍)는 무지에 대한 벌이다. 시장(市場) 흐름, 돈의 생리, 인간의 이기심을 이해도 인정도 하지 않으려다가 돈과 시장으로부터 뒤통수를 맞은 것이기 때문이다. 부동산 공급 확대는 투기 수요를 누를 수도 있지만 부동(浮動)자금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현 정부는 ‘강남 아줌마부대와의 전쟁’이라고 우습게 봤지만 그들의 심리와 계산을 따라잡지 못하는 정책은 백전백패였다.
▷부동산은 노무현 대통령이 유일하게 꼽은 ‘꿀리는’ 분야다. 그런데 지난주 기자회견에선 부동산정책 실패를 ‘부동산 언론’과 야당도 모자라 ‘너무 일찍 집을 산 국민’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대통령 탓’이라고 자인하지 않은 것은 투기판을 더 키운 주무 장관의 연타석 실패를 염두에 둔 때문일까. 하기야 이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기본부터 빗나갔으니 장관급 실수는 묻힐 수도 있겠다. 대통령이 장관 복(福)이 없는 건지, 국민이 관복(官福)이 없는 건지….
홍권희 논설위원 koniho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