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양금석/UCC는 손수 책임져야 할 동영상

  • 입력 2007년 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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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23일자에 대통령 선거와 관련한 손수제작물(UCC·User Created Contents)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글이 실렸다.

UCC는 정보소통을 다양하고도 원활하게 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익명 뒤에 숨어서 타인 비방이나 허위 사실의 확산 수단으로 악용된다면 본래의 기능은 역기능에 묻힐 것이다.

선관위는 그동안 여러 차례 선거를 치르면서 인터넷상의 동영상이나 패러디물 등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심사하고 조치했다. 그럼에도 UCC가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이기 때문에 선거법에 관련 규정이 없어 적법성 판단이나 규제가 어려운 것처럼 지적된다.

선거법상 위반 여부는 콘텐츠의 표현 형식이 아니라 내용으로 판단한다. 내용이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하거나 허위 사실 또는 비방을 담았는지를 살펴보는데 사례별로 행위자의 의도나 빈도, 시기,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예를 들어 UCC 내용이 사실이라도 상당히 공격적이고 악의적이어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 또는 알권리를 감안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평균인이 참기 어려운 정도이면 후보자 비방 게시물에 해당된다.

게시물이 후보자 비방에 해당하지 않아도 입후보 예정자를 반대하는 내용으로서 반복 게시되는 경우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되거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선거운동기간이 아니면 온·오프라인을 불문하고 누구도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선거운동기간이라도 19세 미만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으므로 특정 후보자를 지지 또는 반대하는 UCC를 인터넷에 올릴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선관위는 인터넷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청소년은 물론 모든 누리꾼을 대상으로 UCC와 관련된 선거법 규정을 충분히 홍보해 법을 몰라 위반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누리꾼 스스로도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거나 개인의 인격권을 해치는 일을 철저히 경계하는 등 자정 노력을 통해 UCC가 인터넷문화를 선도하는 정보소통의 도구로 자리 잡도록 앞장서 줄 것을 당부한다.

양금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공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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