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과유불급

  • 입력 2006년 5월 1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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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석(26) 9단과 진시영(17) 초단의 이름값을 비교하면 천양지차가 난다.

목 9단은 1994년 입단 직후부터 성적을 내며 ‘괴동’이란 별명이 붙었다. 이후 세계대회인 LG배 세계기왕전과 TV아시아속기선수권전 준우승, KBS 바둑왕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국내외 기전을 누볐다.

최근엔 국내 랭킹이 16위까지 떨어졌지만 목 9단의 나이를 감안하면 언제든 도전 무대로 다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2005년 입단한 진 초단은 목 9단에 비교하면 햇병아리에 불과하다. GS칼텍스배 본선 진출 외에는 이렇다 할 이력이 없다.

하지만 올해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 이번 국수전 예선에선 조훈현 9단을 꺾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승부에는 과거가 필요 없다. 오직 누구의 실력과 기세가 현재 더 충만한지를 겨룰 뿐이다.

백 8은 진 초단이 고심한 수. 보통은 참고 1도 백 1의 마늘모를 둔다. 하지만 흑 2로 어깨를 짚고 나오면 백 7로 귀를 지켜야 하는데 흑 8의 꼬부림이 두터워 백이 불만스럽다.

흑 9는 수읽기를 지나치게 많이 한 수. 목 9단은 실전 흑 19까지를 필연으로 보고 그 이후의 진행에서 흑 9가 꼭 필요하다고 봤다.

즉, 목 9단은 백이 참고 2도 1로 끊으면 실전 흑 9 때문에 참고 2도 백 9까지 기분 좋게 선수할 수 있다고 본 것.

그러나 백이 손을 빼고 백 20을 두자 흑 9와 백 10의 교환이 악수가 됐다. 진 초단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18…11.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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