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株]삼성화재 vs 현대해상

  • 입력 2006년 4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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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와 주주는 종종 상반된 입장에 놓인다. 소비자에게 좋은 일은 주주에게 나쁜 일이 되고, 반대로 소비자에게 나쁜 일은 주주에게 좋은 일이 되는 것. 예를 들어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면 주주들은 싫어하지만 소비자에게는 오히려 좋은 일인 때가 많다.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것은 그만큼 기업이 싼 가격에 물건을 판다는 뜻이기 때문. 최근 덤을 주는 ‘덤 마케팅’으로 기업 실적이 계속 나빠지는 두부업체와 우유업체 등이 이런 사례다. 자동차보험업계의 지각 변동을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도 바로 이런 영역이다. 최대한 싸게 보험을 판매하는 덕에 소비자는 돈을 아낄 수 있지만 보험사의 수익성은 나빠지는 것. 그런데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선두그룹에 포함되는 현대해상이 수익성이 좋지 않은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에 드디어 뛰어들었다.》

○ 삼성화재: 충성도 높은 고객 보유

자동차보험은 무조건 보험 모집인이나 대리점을 통해 가입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2001년 10월 교보자동차보험이 국내 최초로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출시하면서 보험 시장에 일대 파란이 생겼다.

보험 대리점보다 평균 15%나 싼 가격을 무기로 온라인 보험 시장은 급성장했다. 그리고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신동아화재 메리츠화재 등 대형사들이 속속 온라인 보험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은 그동안 온라인 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다. 삼성화재는 아예 시장 진출을 꺼렸고, 현대해상은 소극적으로 온라인 영업을 해 왔다. 가격 경쟁보다 품격 있는 서비스로 승부를 하겠다는 게 두 회사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온라인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의 비중은 2002년 2.3%에서 지난해 10.2%로 크게 늘었다.

상황이 이렇게 변하자 보수적으로 버티던 삼성화재가 결국 온라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화재는 늦어도 2007년까지는 온라인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현대해상: 풍부한 자금력 강점

현대해상은 최근 온라인 전문회사인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출범시키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일단 두 회사가 어떻게 수익성을 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이달 초 자회사 현대하이카다이렉트를 출범한 현대해상은 광고도 해야 하고 투자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자회사가 초기 몇 년간 손실을 낼 가능성이 높아 지분법 평가 손실도 걱정해야 한다.

반면 삼성화재는 그런 점에서 약간 느긋하다. 온라인 시장 진출 선언만 했을 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어차피 진출해야 할 시장이라면 현대해상이 ‘맞을 매’를 먼저 맞는다는 점에서 삼성화재보다 유리할 수도 있다.

현대해상 주가는 이미 온라인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에 대한 걱정까지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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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 이 점이 포인트 삼성화재는 일반 보험과 장기 보험 가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판매채널을 다양화하기 위해 온라인 시장에 진출하지만 이 때문에 수익성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5만 원.(CJ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

○ 현대해상, 이 점이 포인트 온라인 직판 자회사에 앞으로 3년 동안 투자할 돈은 700억 원 정도다. 이는 자본금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1만8000원.(삼성증권 장효선 연구원)

이완배 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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