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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4월 2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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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831개 기업이 만약 지금 상장 신청을 한다면 402곳이 기준을 맞추지 못해 탈락하게 된다고 한다. 지금 코스닥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주가를 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PER가 높으면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은 94배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평균인 10.4배의 9배가 넘을 뿐만 아니라 도쿄 증시의 29배, 뉴욕 증시의 19배를 훌쩍 넘는다. 주가가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한국기업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낮게 평가된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무색하다.
모두 코스닥시장의 불건전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자료다. 그러나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4개에 불과하다. 부실기업들이 심사가 임박하면 매출 부풀리기, 편법 증자 등으로 퇴출을 효과적으로 피하기 때문이라 한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주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균형에 의하여 결정되지만 결국은 기업의 실제가치에 수렴한다. 기업가치보다 가격(주가)이 낮다고 판단하는 측은 주식을 사려하고, 주가가 기업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하면 팔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효율적인 주식시장이 되려면 기업가치 분석의 기초가 되는 신뢰성 있는 회계정보가 적시에 공시돼야 하고, 내부정보나 허위정보를 이용한 세력의 불공정한 거래가 억제될 수 있도록 엄격한 시장규율이 가동되어야 한다.
여윳돈을 투자와 생산으로 연결해 주는 곳이 자본시장이다. 자본시장이 불투명해지면 투자자들은 투자판단을 할 수 없다. 자원의 효율적 배분에 걸림돌이 생기며 투자의 절대액도 줄어들게 된다. 이래서는 경제의 효율이나 국민경제의 활발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코스닥시장이 건강해지려면 첫째로 상장심사 기준이 실질적으로 강화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상장예정기업들이 스스로 경영과정을 신뢰 있게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기업지배구조, 회계관리시스템, 내부통제 및 공시관리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엄격하게 평가하여야 한다. 또한 ‘설립 후 3년 경과’ 기준도 재검토하여 성급한 상장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경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기간이 더 필요하다.
둘째, 코스닥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비공개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경우에는 신규 상장에 준하는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공시의무 강화나 복수의 평가기관 의무화만으로는 부실 우회상장을 막지 못한다. 요건에 미달하는 기업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제도에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뜻이다.
셋째, 지분매각 또는 우회상장으로 대주주의 변경이 있을 때는 대주주와 최고경영자에 대한 적격성 심사를 대폭 강화하여야 한다. 부실기업 문제의 핵심은 적격성을 갖추지 못한 대주주 또는 경영자에게 있기 때문이다.
넷째, 상장 후에도 엄격한 사후관리가 지속되어야 한다. 재무적 안정성이 현저히 낮은 부실 징후 기업은 조속히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여 시장에 조기 경고 신호를 보내야 하고 상장주식의 퇴출기준을 신규상장 심사기준에 준하여 강화하여야 한다. 투기적 거래가 급증하는 종목에 대한 감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시장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개선하려면 상장기업의 자격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경고 신호를 적시에 제공하는 시장규제기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엄격한 시장규율은 거래를 일시 위축시킬 수도 있지만 코스닥시장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김일섭 다산회계법인 대표·前이화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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