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49기 국수전…유리한데 즐겁지 않은 바둑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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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실은 초반 진행을 보고 흑의 흐름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흑이 좌상 귀 백을 잡기는 했지만 백의 상변이 두터워 백이 우세하다는 것이다.

최철한 9단은 이 말에 동의하면서도 백이 즐겁지 않은 바둑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백이 우세한데 즐겁지 않다는 역설적인 설명은 최고수가 승부호흡에서 느끼는 감이다.

최 9단의 결론은 백이 우세함을 승리로 이끌고 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백은 두터움을 활용해 중앙 흑 말을 공격하면서 이득을 취해야 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삐끗해서 공격에 실패하면 기존에 벌어둔 흑의 실리가 말을 한다. 결국 백이 반면을 완벽하게 운영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 즐거울 수 없다는 뜻이다.

최 국수의 생각대로 백은 흑 93의 시점에서 147의 자리를 선수로 두는 타이밍을 놓쳤고 백 96, 98로 성급하게 우상 귀에서 사는 등 엷음을 자초했다. 급기야 상변에서 백 108의 패착을 뒀고 흑 123의 급소를 찔린 뒤에는 회복 불가능한 지경에 빠졌다.

한번 승기를 잡으면 도도하게 밀어붙여 KO를 이끌어내는 최 국수의 공격의 힘을 보여 준 한판이었다. 151수 끝 흑 불계승. 대국 장소 전남 강진군 도예문화원. 소비시간 백 3시간 51분, 흑 2시간 46분.

해설=김승준 9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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