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플라자]30, 40대 재무설계 리모델링 해보세요

  • 입력 2006년 1월 17일 03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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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재분배를 상담해 준 오종윤 CFP(위)와 우재룡 사장.
자산 재분배를 상담해 준 오종윤 CFP(위)와 우재룡 사장.
《고령화 시대가 열리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30, 40대가 늘고 있다. 명예퇴직이 일반화되는 가운데 평균 수명까지 늘어나면서 ‘노후 생활이 보장될까’ 하는 걱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본보는 이런 고민을 하는 평범한 가장들의 노후설계에 도움을 주고자 30대와 40대 중산층 가장을 1명씩 골라 전문가 2명에게 재무설계를 의뢰했다. 도움을 준 전문가는 한국펀드평가 우재룡 사장과 한국재무설계㈜ 오종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월수입 430만 원 34세 가장

직장인 박모(34) 씨는 5세와 1세 자녀를 두고 있는 ‘외벌이’ 가장이다. 한 달 수입은 430만 원 정도여서 살림살이 걱정은 별로 없다.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18평형 전세에서 살고 있지만 5월이면 처음으로 자신 소유의 집으로 이사한다. 24평형 아파트를 사기 위해 박 씨는 그동안 저축과 투자를 열심히 했다. 이런 박 씨도 10년 후를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학자금을 포함한 두 자녀의 양육비. 노후 자금도 준비해야 할 것 같은데 국민연금 외 마땅한 투자방법을 몰라 고민이다.

장기 계획을 고민하는 박 씨에게 우재룡 사장은 “먼저 단기적인 자금 수요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지 점검해 보라”고 조언했다.

부족하지는 않지만 빠듯한 가계이기 때문에 예상하지 못한 목돈을 쓸 일이 생기면 장기 계획이 무너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박 씨는 현재 보통예금을 지출용 통장으로 쓴다. 평균 잔액은 200만 원가량.

우 사장은 “수익률로만 따져보면 현명한 선택이지만 부양가족을 생각하면 비상시에 쓸 돈이 너무 부족하다”며 “1∼3년 안에 양가 부모 환갑 등 목돈을 쓸 일이 없는지 꼼꼼히 따져 보라”고 말했다.

만일 자금 수요가 있으면 3∼6개월분의 생활비를 현금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는 것.

박 씨에게 더 시급한 과제로 지적된 것은 노후 대비. 소득이 오랫동안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노후에 대비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

우 사장은 지출 명세를 자세히 살펴본 다음 펀드 투자를 늘릴 것을 권했다.

오종윤 CFP는 “박 씨의 순자산액은 1억5800만 원으로 나이로 보면 적정하지만 부채비율은 총자산 대비 34%로 너무 높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부동산은 2억1200만 원으로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34%나 된다.

여유자금이 없는 상태에서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아 부동산 가치 하락 때 대처할 수단이 없는 점은 문제라는 것.

오 CFP는 “저축을 비롯한 투자액을 매달 220만 원으로 늘리는 게 좋다”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씨의 저축률은 25%로 평균 수준이다. 현재 주택청약부금, 종신보험, 적립식 펀드에 113만 원을 넣고 있다.

오 CFP는 “투자상품에 더 넣는 게 좋다”며 “매달 80만 원 넣고 있는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100만 원, 변액연금 또는 변액유니버설보험에 매달 50만 원을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또 주택을 과감히 처분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 ‘내 집’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현금 위주로 자산운용 계획을 다시 짜는 게 좋다는 조언이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연봉 7000만 원 43세 가장

직장인 정모(43) 씨는 서울 양천구 목동 27평형 아파트에서 전업주부인 부인과 5, 8세인 자녀와 함께 산다.

연봉은 7000만 원 수준.

둘째가 초등학생이 되는 3년 후 35평형 아파트로 이사하기를 원하는 그는 자녀들의 사교육비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파트 늘리기 비용과 노후자금은 딱히 마련할 방법이 없다. 막연히 ‘은행 빚이라도 얻어야 하나’라며 고민 중이다.

오종윤 CFP는 “정 씨의 순자산 규모는 현재 4억2400만 원으로 나이로 보면 적절하다”며 “특히 부채비율이 0%인 점은 매우 좋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자산 구성에서 부동산 비중이 너무 높다는 것. 부동산 값만 4억 원으로 순자산의 94%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

정 씨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주택 평수를 늘리려는 계획을 포기하는 것.

오 CFP는 “목동에서 35평형이면 8억 원 안팎 하는데 4년 이내 4억 원을 모으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오 CFP는 “차라리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100만 원, 변액유니버설보험(주식 70%, 채권 30%)에 70만 원, 변액연금(주식 50%, 채권 50%)에 70만 원을 추가로 넣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변액종신보험도 전문가와 상담해 가입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우재룡 사장은 “부동산에 대한 과다한 투자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4년 안에 3억∼4억 원을 마련하려면 수입의 대부분을 주택자금으로 준비하거나 대출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우 사장은 “단기 자금수요와 장기 자금수요를 확인한 뒤 수요처별로 돈을 따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경조사 등 가까운 미래에 필요한 목돈을 위해 머니마켓펀드(MMF)나 예금에 일정액을 넣어 둬야 한다는 것.

자녀 교육자금과 관련해 “자녀가 어리므로 11∼14년의 투자기간이 있다”며 “초기 절반은 주식형 펀드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채권형 펀드 중심으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정 씨는 노후에 대비해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에 들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우 사장의 진단.

그는 “정 씨는 노후자금으로 5억 원을 생각한다”며 “5억 원을 모으려면 지금부터 연평균 7%의 투자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에 매달 약 140만 원을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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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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