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광고 끊자 "잘했다" 구매운동

입력 2005-12-09 14:06수정 2009-09-30 20:2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MBC ‘뉴스데스크’에 광고를 싣고 있는 기업들이 누리꾼들의 움직임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있다.

‘뉴스데스크’가 지난 1일 ‘PD수첩-황우석’ 사태를 비중 있게 보도하자, 누리꾼들은 이 프로그램에 광고하는 기업의 명단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PD수첩’에 이은 두 번째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기업들은 곧바로 대책회의를 여는 등 울상을 지었다.

몇몇 기업들은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를 견뎌내지 못하고 광고를 중단했으며, 남은 기업들도 잔뜩 긴장한 채 사태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9일 현재 ‘뉴스데스크’ 광고를 중단한 기업은 7개사로 향후 늘어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한나라당 정종복 의원이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는 현재 남양유업, 기탄교육, 교원 등 3개사가 한 차례씩 광고를 중단했고 농협육가공, 동원F&B, 공문교육, 매일유업 등 4개사가 광고를 중단키로 했다.

KOBACO 관계자는 “광고 중지를 결정한 광고주 외에 타 광고주들도 갑자기 광고 중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누리꾼들은 광고를 중단한 기업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으로 바뀌어 본격적인 구매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국민기업’이라는 호칭을 붙여가며 “연말연시 선물을 이 기업 제품으로 돌리자”는 의견을 내놔 업체의 기대를 부풀렸다. 실제로 모 기업 관계자는 “매출과 기업이미지 제고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누리꾼들은 항의와 불매운동도 그치지 않고 있어 광고를 중단하지 않은 기업들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광고 중단기업 제품 팔아주자”

곧바로 광고를 중단한 A사의 인기는 인터넷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누리꾼들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A사의 제품리스트를 올리며 “국민기업이니 팔아주자”는 글을 도배하고 있다. 광고를 중단한 B사와 C사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ID ‘안티MBC'는 “어제 할인마트에 가서 A사 제품만 골라서 구입했다”면서 “MBC에 광고하는 물건들은 쳐다보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DPhot’도 “설도 다가오는데 A사에서 황 교수 연구 돕기 특별 선물세트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구매운동을 벌이겠다고 제안했다.

‘체어맨’은 “대를 이어 B사 제품을 선전 하겠다”고 칭찬했고, ‘cecilea’는 “원래 좋은 제품을 만드는 C사는 다르다. 탁월한 경영진과 직원들이 많다는 증거”라고 추켜세웠다.

모 기업 “전화위복 됐다”

이 같은 현상은 “시간이 좀 지나면 진정 되지 않겠느냐”는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점점 조직화 되고 있는 추세다.

급하게 광고를 중단했던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호재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MBC와 다른 광고주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A사 관계자는 “칭찬해 주시는 것은 정말 감사하지만 정말 부담스럽다”면서 “MBC 사태가 빨리 좋은 방향으로 해결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사 홍보실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황우석 교수의 업적에 흠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아울러 오는 9일부터 뉴스데스크 광고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우리 회사를 믿어 주신 여러분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모 대학의 광고심리학과 D교수는 “기업의 부당한 행위로 인해 소비자가 피해를 입을 경우 시민단체 등에서 불매운동을 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 불매운동은 차원이 좀 다르고 합리적인 소비자 단체의 행동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구민회 동아닷컴 기자 danny@donga.com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