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목高에 지원자가 몰리는 이유

  • 입력 2005년 11월 8일 03시 02분


코멘트
서울시내 외국어고 입시 경쟁률이 지난해 4.6 대 1에서 6.7 대 1로 크게 높아졌다. 전교조와 기계적 평등주의자들의 성화로 2008학년도 대학입시에서 내신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특수목적고 지원자 수가 작년에는 크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 특목고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특목고에 불리한 대입제도를 강요하는 이 정부의 임기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내년 특목고 진학생들은 노무현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인 2009학년도 대학입시를 치른다. 이 정부가 물러나면 명문 대학들이 특목고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입시요강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으리라는 기대가 있을 것이다. 평준화 교육으로는 채워 주기 어려운 특목고의 수준 높은 교육에 대한 수요(需要)가 크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교조 교육 코드’에 충실한 이 정부가 특목고 경쟁률이 계속 높아지는 데 제동을 걸기 위해 또 ‘헌법처럼 바꾸기 어려운’ 규제 정책을 구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교육시장에 엄연히 존재하는 질 높은 고교 교육에 대한 수요를 억지로 틀어막는 정책은 국제화시대에 성공하기도 어렵고 엉뚱한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다. 과학고, 외국어고, 자립형 사립고에 대한 수요를 줄이기 위해 대입제도를 불합리하게 간섭하다 보면 우수 인재가 대거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쉽다. 그렇지 않아도 중고등학생부터 가는 외국 유학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서비스 수지 적자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춤추는 바람에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본다. 대학입시는 역시 대학에 맡기는 것이 옳다. 대학입시에서 수리논술 문제를 내지 말라거나 논술고사에 영어 제시문을 넣지 말라는 식으로 미주알고주알 간섭하는 나라가 선진국 중에 있는지, 교육인적자원부가 알고 있으면 밝혀 주기 바란다.

평준화 제도를 일거에 허물 수는 없겠지만 우수 학생을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가두는 평준화 제도를 보완할 특목고 교육이 더 활성화돼야 한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