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본인 출입금지’는 슬기롭지 않다

  • 입력 2005년 3월 18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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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터무니없는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우리 국민의 분노가 분출하고 있다. 어느 골프장은 일본인 출입을 금지했다. 자연스러운 애국심의 발로라고 본다. 우리 정부가 독도를 지키고 일본의 과거사 왜곡을 막기 위해 단호하고, 논리적이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1억2000만 일본인 모두가 영토 도발과 역사 왜곡에 가담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침략주의적 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일본의 정부 정치권 언론계 일부 및 우익세력들이 문제다. 일본교직원조합 간부는 역사왜곡 교과서를 학교들이 채택하지 않도록 하는 운동을 펼 것이라고 밝혔다. 그제 강원 삼척시에는 ‘용사마’를 보러 온 일본 팬들과 취재진이 열기를 뿜었다.

한국에 우정을 갖고 일본 일각의 반이성(反理性)을 우려하는 양식 있고 선량한 일본인들마저 한국에 염증(厭症)을 느끼도록 하는 감정의 과잉표출은 슬기롭지 못하다. 우리는 한일간에 놓인 여러 문제를 이들 우호적 일본인과 함께 풀어가고, 또 이러한 일본인이 늘어나도록 건전한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 한순간 대외과시용으로 비치는 과격 행동은 득이 되지 않는다.

요컨대 ‘네거티브 전략’보다는 ‘포지티브 전략’을 깊이 생각하고 이에 대한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 핵심은 우리의 ‘정보 발신력(發信力)’을 제고하는 일이다. 일본뿐 아니라 국제사회를 향해 우리 주장의 정당성을 설득력 있게 알리는 것이다. 정부와 학계, 민간단체 등은 독도가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우리 땅이라는 사실을 다각적 근거를 바탕으로 세계를 향해 꾸준히 발신해야 한다. 또 국민 개개인도 독도 및 역사문제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사실에 입각하여 논리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전파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우리는 일본을 향한 촉구를 멈출 생각은 없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한국 국민의 과거 역사에 대한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했지만 행동으로 이를 입증해야 한다. 우선 내달 5일로 예정된 역사교과서 검정결과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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