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허 후보가 홍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허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은 “이곳에서 24년간 이어진 한나라당 아성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라며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이 열리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개표소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 체육관에서 전농4동 제2투표소 투표함이 열리자 홍 후보가 815표로 허 후보(795표)에 앞선 것. 이후 두 시간여에 걸쳐 100표 안팎으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피 말리는 승부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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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관계자 10여명은 “출구조사 결과가 틀릴 리 있겠느냐”면서 애써 자위하다가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자 “도저히 못 보겠다”면서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에 낙담했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후 10시반경. 1000여표 차로 앞서던 홍 후보측 개표 참관인이 부재자 투표 결과를 본 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하자 홍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이제 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허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2000년 총선 당시 김영구 후보(한나라당)에게 막판에 11표 차로 역전패하고 이듬해 보궐선거에서 홍 후보에게 3700여표 차로 석패한 허 후보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홍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오후 11시반경 개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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