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곳 박빙]‘리턴매치’ 홍준표-허인회 명승부 연출

  • 입력 2004년 4월 16일 00시 08분


코멘트
2001년 10월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맞붙은 서울 동대문을 선거구의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와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는 10분 단위로 역전을 거듭하며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오후 6시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허 후보가 홍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허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은 “이곳에서 24년간 이어진 한나라당 아성을 무너뜨릴 절호의 기회”라며 축제 분위기에 젖었다.

그러나 막상 투표함이 열리자 분위기는 반전됐다. 개표소인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 체육관에서 전농4동 제2투표소 투표함이 열리자 홍 후보가 815표로 허 후보(795표)에 앞선 것. 이후 두 시간여에 걸쳐 100표 안팎으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피 말리는 승부가 계속됐다.

▼관련기사▼
- '탄핵 찬-반' 홍사덕-한명숙 대리전 치열
- '20년知己' 이부영-김충환 선후배 대결

열린우리당 관계자 10여명은 “출구조사 결과가 틀릴 리 있겠느냐”면서 애써 자위하다가도 엎치락뒤치락하는 박빙의 승부가 이어지자 “도저히 못 보겠다”면서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출구조사 결과에 낙담했던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이길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오후 10시반경. 1000여표 차로 앞서던 홍 후보측 개표 참관인이 부재자 투표 결과를 본 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하자 홍 후보 선거운동원들은 “이제 됐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허 후보측 선거운동원들은 조용히 자리를 떴다.

2000년 총선 당시 김영구 후보(한나라당)에게 막판에 11표 차로 역전패하고 이듬해 보궐선거에서 홍 후보에게 3700여표 차로 석패한 허 후보는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홍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오후 11시반경 개표장을 찾아 지지자들과 당선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