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盧캠프 '차명계좌' 진상 밝혀라

동아일보 입력 2003-11-05 18:36수정 2009-10-10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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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대선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측의 대선자금 계좌 10여개에 대한 추적에 착수했으며 이 중에는 비공식 계좌, 즉 차명계좌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이 차명계좌가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에 사용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충격은 크다.

차명계좌는 남의 이름으로 개설한 계좌다. 출처를 밝히고 싶지 않은 돈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돈을 감춰둘 때 흔히 동원된다.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도 모두 차명계좌에 숨겨져 있었다. 돼지저금통으로 선거를 치렀다는 노 후보측에 도대체 차명계좌가 왜 필요했을까. 가장 투명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렀다고 자부하지 않았던가.

만일 노 후보측이 이 차명계좌를 이용해 지금까지 알려진 대선자금 외에 다른 자금을 별도로 관리했다면, 그리고 이 돈이 비정상적으로 거둬들인 돈이라면 사태는 심각해진다. 노 후보의 선거대책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이상수 의원은 그동안 SK를 비롯한 5대 기업으로부터 70억원대의 자금을 합법적으로 모금했을 뿐이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차명계좌가 드러난 이상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노 캠프 차명계좌에 관한 진상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차명계좌가 몇 개이며 거기에 입금된 뭉칫돈은 얼마인지, 또 그 돈이 어디에서 들어와 어떤 용도로 쓰였는지를 밝히지 못한다면 불법 대선자금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온들 국민은 믿지 않을 것이다. 차명계좌의 진실이 설령 노 대통령측에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준다고 해도 진상 규명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피해 간다면 대통령과 검찰 모두에 최악의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노 캠프측도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진실 고백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한나라당의 특검 주장에 정당성과 힘만 보태줄 뿐임을 알아야 한다.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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