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보스턴 “이젠 뉴욕 정벌”

  • 입력 2003년 10월 7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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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회말 2사 만루. 점수는 4-3으로 1점차.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면 보스턴 레드삭스가 이기고 안타 한방이면 승리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 가는 절체절명의 위기.

투수는 보스턴의 데릭 로, 오클랜드 타자는 대타 테렌스 롱. 마운드에 선 로가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에서 던진 볼은 타자의 몸쪽 어깨높이에서 아래로 미끄러져 떨어졌다. 앞선 타자 애덤 멜휴즈를 삼진으로 잡아냈던 공.

심판의 손이 번쩍 올라가며 삼진아웃이 선언되자 보스턴 선수들은 모두 마운드로 뛰어 올라가 로를 껴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보스턴이 드디어 해냈다. 7일 오클랜드와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보스턴은 한점차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경기초반은 사이영상 수상자들인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와 베리 지토(오클랜드)의 팽팽한 투수전. 오클랜드는 4회 2사 1루에서 호세 기옌의 우중간으로 빠지는 2루타로 선취점을 얻었다. 6회, 지토에 막혀 있던 보스턴의 방망이가 터졌다. 선두타자 제이슨 배리텍이 좌월 솔로아치로 동점을 만들었고 앞선 4경기에서 16타수 3안타 무홈런 무타점으로 슬럼프였던 4번 매니 라미레스가 똑같은 코스로 결승 3점포를 뿜어 승기를 잡았다.

오클랜드는 6회와 8회 한점씩 뽑으며 막판 추격을 했으나 9회 잡은 무사 1,2루의 찬스를 무산시켜 눈물을 흘렸다. 오클랜드는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모두 첫 판인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는 비운의 팀이 됐다.

4년 만에 7전4선승제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른 보스턴은 9일부터 ‘숙명의 라이벌’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설욕전에 나선다. 보스턴은 99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양키스에 1승4패로 졌다. 한편 시카고 컵스와 플로리다 말린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는 8일부터 열린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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