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봄에는 늦게자고 일찍일어나야

  • 입력 2003년 2월 23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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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에서는 봄을 묵은 것에서 새로운 것이 돋아나는 계절로 풀이하고 있다. 모든 것이 다시 살아나 싱싱하다.

모든 것을 살려내는 봄의 기(氣)를 받아들이기 위해서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다.

무조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내 몸도 흘러야 하는 것이다.

또한 봄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계절이다. 마음속에도 무언가 자꾸 생겨나게 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1월 1일보다는 입춘이 지나고 봄이 올 때 신년 구상을 하는 것이 더 좋다. 마음 속에서 무언가 생겨나게 하려면 느긋하게 넓은 뜰을 거닌다.

봄엔 머리를 묶거나 싸매지 말고 옷매무새도 느슨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봄의 살아나는 기운에 맞춰 살아 있는 것을 살리되 죽이지 말며 남에게 베풀되 빼앗지 말며 상(賞)을 주되 처벌하지 말아야 한다. 옛날에 살인죄를 지어도 봄에는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이 봄기운에 맞추어 내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방법이다. 이를 거스르면 간(肝)이 손상되고 여름이 되면 찬 기운으로 인한 병이 생길 수도 있다. 결국 동의보감에서 말하는 봄은 내 몸과 마음의 흐름을 자연의 흐름과 맞추라는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혼자 들떠 이런 저런 일을 꾸미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조건인 자연의 흐름 속에서 때를 만나는 것이다. 봄은 확실히 새로운 일을 꾸미기에 좋은 때이다.

박석준 동의과학연구소 소장·양재동일한의원 원장 dky00@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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