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공금’ 빼돌려 주식 투자한 경북대생…쿠팡 거쳐 ‘돈 세탁’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7월 8일 15시 11분


경북대 한 동아리 임원이 공금을 빼돌려 주식 투자를 했다가 발각됐다. 경북대 총학생회는 해당 임원에 대한 특별 감사를 실시하고, 부당하게 사용한 금액을 모두 환수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임원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과문에서 “조사를 통해 확인되는 금액과 해당 자금으로 발생한 수익이 있을 경우 이를 포함하여 모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대학가의 주식 투자 열풍이 선을 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보고서.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보고서.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7일 경북대 총학생회 중앙감사위원회가 공개한 특별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학내 한 요리 관련 동아리의 회장과 회계책임자를 맡았던 학생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아리 계좌에서 총 677만5000원을 빼내 개인 증권계좌로 옮겼다. 그는 이 돈으로 삼성화재 우선주를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동아리 임원진의 동의나 의결 절차는 없었다.

해당 학생은 ‘주식 투자로 배당금을 받아서 동아리 운영비로 사용하려 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 배당금 24만7455원이 발생했고, 이를 동아리 임원진 식사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보고서 일부.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보고서 일부.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공금을 빼돌리는 과정은 치밀했다. 해당 학생은 우선 공금으로 쿠팡의 간편결제용 머니인 ‘쿠페이’를 충전했다. 그런 뒤, 다시 자신의 주식 계좌로 옮겼다. 일종의 ‘돈 세탁’이다.

해당 학생이 감사 과정에서 총학에 제출한 자료가 변조된 사실도 확인됐다. 그가 제출한 주식 관련 자료에는 금액이 실제와 달랐다. 문제가 되자 그는 “자료를 정리하려 생성형 AI(인공지능)를 사용했는데, AI가 사진 속 금액을 임의로 변경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작 관련 AI 대화 기록과 원본 자료는 제출하지 않았다.

감사위는 자료 누락과 조작 등으로 전체 회계 흐름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의견거절’ 결정을 내리고, 주식 보유자산과 배당금을 합친 600만2455원을 환수하도록 했다.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경북대 총학생회의 특별 감사 결과가 담긴 보고서. 경북대 총학생회 제공
총학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형사 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내부적으로 부당사용액 환수로 내부적으로 처리하기로 했다”며 “전날 피감사인에게 이같은 사실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동아리 공금을 멋대로 끌어다 주식 투자에 사용하면 형사 처벌로도 이어질 소지도 있다. 업무상횡령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일반 횡령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해당 학생은 SNS에 “저의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큰 실망과 불신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지금까지 확인된 문제 금액의 대부분은 변제했고, 주식에 사용해 발생한 수익도 반환했다”고 밝혔다.

#경북대#동아리 임원#공금 횡령#주식 투자#특별 감사#환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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