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끝지' 여우누이와 가슴시린 사랑

  • 입력 2003년 1월 1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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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지

이형진글 그림/53쪽/1만1000원/느림보(초등3년 이상)

옛이야기 ‘여우누이’를 토대로 한 그림책.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이야기답게 군더더기가 없지만 극적 효과를 위해 시간의 흐름을 뒤바꿔 놓았다. 흰 바탕에 연필로 스케치한 단색그림이 역동적이지만 소박하다.

사냥꾼의 막내아들 순돌이가 3년 만에 돌아와 보니 누이 끝지가 혼자 집을 지키고 있다. 끝지는 순돌이가 어릴 때 집앞에 누가 버린 것을 데려다 키운 아이였다. 순돌이는 유달리 사랑하던 누이였지만 끝지가 누구인지 안다. 어느 날 밤 누이가 가축을 잡아먹는 걸 봤고 아버지에게 말했지만 오히려 쫓겨났던 것. 결국 식구들은 끝지에게 죽임을 당하고 순돌이만 돌아와 이 기막힌 운명 앞에 갈등한다.

순돌이는 끝지를 아주 죽일 수 있었지만 다시 길을 떠난다. 죽어가던 끝지가 달려와 순돌이의 아버지가 끝지의 여우엄마를 죽였고, 끝지는 이 집에 들어와 복수했다는 사실을 꿈인 듯 얘기한다. 오누이의 비극적 사랑이 가슴을 시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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