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만을 다시 생각한다

  • 입력 2002년 12월 18일 18시 21분


한국과 대만간 여객기 운항 재개는 여러 면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비록 대한항공과 대만 푸싱(復興)항공이 주 3∼4회 전세 여객기를 운항하는 것이지만 1992년 국교 단절 이후 중단된 양국 국적기 운항이 10년 만에 재개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세기 운항에 이어 정기노선 취항으로 이어지는 항공계의 관행에 따라 양국간 하늘길이 완전히 열리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항공기 운항 재개는 활발한 양국 교류를 생각하면 당연한 진전이다. 양국 교역이 매년 100억달러 규모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40억달러 정도의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은 우리의 소중한 경제파트너인 것이다. 인적교류도 활발해 지난해 10만명의 대만인이 한국을 찾았고 8만명의 우리 국민이 대만을 방문했다. 이렇게 교류가 활발한 양국 사이에 국적기가 다니지 않아 관광객과 화물 수송을 고스란히 제3국 항공사에 넘겨주었던 것은 경제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단교 과정에서 오랜 우방인 대만을 지나치게 홀대해 지금까지 앙금이 남아 있다. 단교 이후에도 정부가 지난봄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부인인 우수전(吳淑珍) 여사의 방한을 이런저런 이유로 거부한 것을 비롯해 여러 분야에서 대만을 섭섭하게 한 것이 사실이다. 비록 양국이 상대국에 대표부를 두고는 있으나 지난해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 단교 후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대만을 방문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고위층 교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여러 가지 이유를 내세우지만 우리는 지나치게 중국을 의식한 ‘눈치외교’가 이런 비정상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한다. 당장 대만과 외교관계를 회복할 수 없다면 정부는 국민의 비판을 받는 지나친 눈치외교 대신 당당하게 실리외교를 택하는 슬기를 발휘해야 한다. 이번 항공기 운항 재개를 계기 삼아 경제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우방 대만과의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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