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두부 하루 한모면 심장이 튼튼

  • 입력 2002년 12월 1일 18시 46분



“심장동맥질환을 예방하려면 콩 단백질을 하루 25g씩 드세요.”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콩 단백질이 함유된 가공식품에는 이례적으로 이 같은 ‘건강 강조 표시’를 붙일 수 있도록 승인해 ‘콩 먹기’를 장려했다.

콩은 양질의 단백질, 지방질, 무기질, 비타민, 섬유소가 풍부한 영양의 보고다. 이외에도 콩에는 사포닌 이소플라본 섬유소 올리고당 등이 함유돼 있는데 이들은 노화 방지와 같은 항산화 작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작용 등을 한다.

미국 듀폰사의 대두단백질 연구원인 벨린다 젠크스 박사가 최근 한국식품과학회 주최로 열린 ‘콩의 건강기능성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연구결과는 흥미를 돋운다. 심장동맥질환 환자에게 하루 콩 단백질 25g(두부 한모, 두유 4팩 분량)을 8∼9주 동안 먹인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이 12.9%나 감소했다는 것.

또 콩은 유방암 전립샘암 등 각종 암 예방과 골다공증 당뇨병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도 좋은 식물로 알려져 있다.

▽콩의 기본 성분〓콩은 우수한 단백질의 공급원. 콩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콩의 30∼40%는 단백질이라 ‘밭에서 나는 쇠고기’로 불릴 만하다. 특히 국산 대두의 단백질 함유량은 41.3%로 콩 중에 가장 많다.

콩의 20%는 지방질이며 대부분이 불포화 지방산이다. 불포화 지방산은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달라붙는 것을 막아준다. 또 혈관 속에 떠돌아다니는 ‘LDL’ 수치를 떨어뜨리는 ‘혈관 청소’를 해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한다.

콩에는 불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레시틴도 많아 치매를 예방한다. 레시틴은 신경세포 활동에 관여하는 신경전달 물질 아세틸콜린의 원료로 뇌의 활성을 돕는다.

콩엔 무기질과 비타민도 들어 있다. 무기질로는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이 있어 뼈를 튼튼하게 한다. 콩에 있는 비타민B₁과 E, 사포닌 등은 항산화 작용을 해 노화를 방지한다.

▽콩의 기타 성분〓콩의 색소성분인 이소플라본은 여성 호르몬의 구조와 비슷해 ‘식물성 에스트로겐’이라고 불린다. 이소플라본은 유방암 난소암 전림샘암 예방에 도움을 주며 폐경기 여성의 얼굴 화끈거림, 심장병, 골다공증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대학의 식품영양학과 수전 안토니 교수는 “콩을 주로 섭취하는 일본에선 다른 나라에 비해 심장 질환 환자가 적다”며 “콩 속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동맥경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소플라본은 두부, 된장, 두유 등 여러 종류의 콩 가공식품 중 순두부에 많으며 노란콩 보다는 검정콩에 많다. 간장이나 콩기름류에는 이소플라본이 함유돼 있지 않다.

콩의 암예방에 관련해 대두를 규칙적으로 섭취한 여성은 가끔씩 섭취하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병률이 약 50% 감소한다는 외국의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영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콩이 여성에게 유방암을 오히려 증가시킬 수 있다는 비판론도 제기 됐기 때문.

콩에 함유된 올리고당은 장 속에 좋은 세균인 비피더스균이 잘 자라도록 돕는다. 비피더스균은 장운동을 촉진시켜 변비를 없앤다. 또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해 대장암을 예방한다. 콩에 듬뿍 함유된 섬유질은 소화기를 튼튼하게 만든다.

콩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일종인 클라이신과 알지닌은 혈중 인슐린을 낮추는 역할을 해 당뇨병 예방에 좋다.

▽콩은 어떻게 먹나〓극단적인 환경론자나 특정 종교 신자는 어류나 육류는 전혀 먹지 않고 콩만 먹어도 충분히 영양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의료계에선 ‘콩 만능주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아직은 대세. 다른 음식을 골고루 먹으면서 콩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콩에도 독소성분이 있다. 단백질 분해를 감소시키는 ‘트립신 저해제’는 날콩에 많아 그냥 먹을 경우 잘 소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볶거나 찐 콩은 트립신 저해제가 활동을 못하므로 소화에 큰 지장이 없다.

콩을 자주 먹으려면 마른 콩을 빻아 콩가루를 만들어 먹는 게 좋다. 하루 세끼 식사를 하면서 두 숟가락 정도 물에 타서 마시면 하루 용량으로 적당하다. 콩가루로 만든 과자나 음식에 콩을 섞은 음식를 먹거나 두유 및 콩요구르트 등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도움말〓서울산업대 식품공학과 장판식 교수,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낫도’ 밥에 쓱쓱 비벼먹는 성인병 예방제▼

콩에 붙어 있는 실과 같은 끈적끈적한 것이 낫도균이 만들어낸 낫도키나아제.사진제공 서울낫도연구소

“한국에는 청국장, 일본에는 낫도(納豆).”

한국에서 콩을 발효시켜 파 김치 돼지고기 등을 넣고 끓인 청국장과 비교되는 음식으로 일본에는 낫도가 있다. 낫도는 삶은 콩에 낫도균(바실러스균)을 접종하고 42∼45도에서 24시간 발효시킨 뒤 10도에서 20시간 정도 숙성시켜 만든 것.

낫도는 낫도균만 잘 자라도록 하는 발효기(인큐베이터) 안에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공기 중에서 발효돼 여러 균이 포함된 청국장에 비해 냄새가 적다.

낫도가 최근 각종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국내에서도 점차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볏짚에서 낫도균을 추출한 기술을 이용해 낫도를 만드는데 성공한 서울 낫도연구소(031-333-9367)의 이용수 박사는 “낫도에는 강한 혈전 용해효소인 ‘낫도키나아제’가 포함돼 있어 뇌중풍과 같은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낫도균이 만든 비타민K는 뼈를 튼튼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낫도는 콩과 마찬가지로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장병을 예방하고 △항산화제로 노화를 방지하고 △칼슘이 풍부해 골다공증을 예방하며 △단백질이 많아 비만과 당뇨병 예방에도 좋다. 낫도에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활성성분이 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일본에선 낫도를 달걀의 노른자와 함께 밥과 비벼 먹거나 간장에 섞어 먹기도 한다. 또 생선회나 김말이 등 좋아하는 음식에 섞어 먹는다.

일반적인 콩 단백질 소화 흡수율은 70%지만 낫도는 소화 흡수율이 80∼90%로 높다. 이는 낫도균이 발효 작용을 통해 몸 속에 흡수되기 쉽도록 콩의 단백질을 많이 분해시키기 때문이다.

이 박사는 “낫도키나아제는 열이 약하기 때문에 튀기거나 끓는 요리에 사용하는 것은 되도록 피하고 하루 100g 정도 먹으면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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