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반지의제왕’ 안정환 日열도점령

  • 입력 2002년 11월 25일 17시 24분


안정환
‘안심탄(安心彈).’

25일 일본 스포츠전문지인 닛칸스포츠는 이런 제목으로 일본프로축구 J리그 시미즈S펄스 소속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 중인 안정환(26)의 활약상을 높이 평가했다.

안정환만 있으면 안심이라는 뜻을 담아 24일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소식을 축구면 톱으로 전했다. 이어 작은 제목으로는 ‘팀이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안정환만 있으면 OK’라고 절찬했다. 안정환은 20일 한국축구대표로 참가해 브라질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한 골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 J리그에 복귀해 가시마와의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배우 같은 얼굴에 실력도 좋고 골세리머니도 멋지잖아요.”

도쿄 도시마구에 사는 주부 스즈키 다카코(39)는 안정환을 ‘얼굴, 실력, 매너’의 3박자를 고루 갖춘 전형적인 스타라고 평가했다. 다카코씨는 2002월드컵 한국-이탈리아의 16강전을 본 뒤 안정환 팬이 됐다. 연장전에서 골든골을 터뜨린 뒤 보여준 반지 키스의 환상적인 골 세리머니. 바로 그날부터 안정환 팬이 된 일본인들의 성원은 갈수록 뜨겁다.

이런 일본팬들의 열기를 염두에 두고 J리그에서는 안정환 잡기에 열을 올렸다. 시미즈팀의 인터넷 사이트는 안정환을 팀내 스타 선수 3명 중 한 명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시미즈 팀은 2003년 새해 구단달력 2월의 표지모델로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안정환의 모습’을 싣고 있다. 시미즈의 기념품 판매점에서도 안정환의 모습이 담긴 목걸이와 사진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안정환이 일본 최고의 여배우와 나란히 광고 모델로 등장하는 것 또한 안정환 붐을 짐작케 한다. 미국의 인기 액세서리브랜드 ‘화이트 트래시 참스(White Trash Charms)’는 안정환을 일본 정상의 스타 후지와라 노리카(31)와 함께 등장시키는 광고를 제작해 내달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2002한일월드컵 친선대사를 맡았던 후지와라는 남자와 함께 광고에 나오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안정환의 광고 가치가 높다는 것.

일본 TV 매체는 안정환이 출전하는 시미즈팀의 경기를 중계할 때면 카메라 1대를 숫제 안정환에게 고정시켜 놓았나 싶을 정도로 ‘집중 중계’를 한다. 또 신문 등에서는 스태미너에 넘치는 그의 활약상을 ‘인삼을 비롯한 여러 약초를 섞은 특제 한방약을 매일 복용한다더라’는 식의 자질구레한 내용까지 곁들여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안정환은 현재 스페인 프로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인측에서도 안정환 영입을 바라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협상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일본의 축구팬은 안정환이 J리그 활동을 내년 초로 끝내고 유럽행을 할 것인지 벌써부터 아쉬움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25일 안정환이 이 문제에 대해 “일단 J리그 시즌을 끝낸 뒤 생각할 문제”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