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내년 경영화두 “성장보다 내실”

  • 입력 2002년 11월 20일 19시 56분


화학업체인 SK케미칼은 내년도 경영여건이 올해보다 썩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미국-이라크 전쟁에 따른 석유가격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불확실한 내수시장도 걱정이다. 매출액 등 외형키우기에 신경을 쓴 올해와는 달리 내년엔 내실 위주의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위주로 한 사업계획을 짰다.

SK케미칼의 사례에서 나타난 것처럼 국내 기업들은 내년에 성장보다는 안정을, 매출액보다는 순이익을 중시하는 경영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취업난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서울지역 제조업체 22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의 내년도 경영여건 전망 및 대응전략’을 조사한 결과 53.3%가 내년엔 안정위주로 경영전략을 짜겠다고 응답했다. 반면 ‘기업 몸집을 불리겠다(성장 전략)’ 41.0%, ‘덩치를 줄이겠다(감량 전략)’는 응답은 5.7%였다.

이에 따라 경영지표 우선순위로 매출액(33.3%)보다 당기순이익(38.6%)을 꼽는 기업들이 더 많았다.

내년 경영실적에 대해선 매출의 경우 55.2%가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 본 기업은 24.8%, ‘감소’를 예상한 기업은 20.0%였다.

조사 대상 중 내년 신규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은 14.7%에 그친 반면 ‘줄이겠다’는 업체가 26.2%에 이르러 전체적인 채용규모의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기업들은 내년에도 내수시장 회복 여부(28.1%)가 수익성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새 정부의 정책방향(15.2%), 세계경제 회복 여부(14.3%), 석유 등 원자재가격(6.2%)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대한상의 박형서 경영조사팀장은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저금리 기조를 토대로 설비투자와 내수를 부추기고, 일관성있는 경제정책으로 불안심리를 다독이는 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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