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골프장 건설 이대로 좋은가?"

  • 입력 2002년 11월 19일 16시 33분


우리나라에서도 골프 인구의 수가 늘어나면서 골프 대중화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듣기엔 불편한 말인지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서 골프장을 늘리며 대중화를 한다는 것은 경제를 말아먹자는 얘기와도 같다.

골프장 건립을 통한 자연 훼손 및 환경 오염은 차치하고라도 일반 서민이 다가가기에는 아직까지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

골프장 회원권이 보통 천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데다가 일반적으로 한 번 라운딩 하는데 드는 비용이 15만원에 장비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서민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몇몇 돈에 눈이 먼 사람들이 골프장 건립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초기 자본 투자자금 회수 기간도 3~4년에 불과해 너도나도 골프장을 짓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실정.

물론 지금 당장이야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IMF 이후 서서히 그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우리 경제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얼마나 버텨줄지는 보나마나 뻔한 일.

가까운 일본만해도 거품 경제의 붕괴에 따른 경영난으로 골프장들이 무더기로 도산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현실이다.

일본 골프장 도산의 가장 큰 이유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회원권 요금의 거품이 빠지면서 당시 고가의 회원권을 산 회원들이 회원권 반납 요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

최근 경제난으로 부실 채권을 가득 안고 있는 일본 은행들도 골프장에 대한 대출은 금지하면서 골프장들의 도산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수 억원의 회원권 분양과 국내 골퍼들의 증가로 인해 호황을 맞고 있는 국내 골프장들이긴 하지만 계속 드러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실체 속에서 과연 얼마나 살아 남게 될지 걱정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