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21-한나라 이익치폭로 공방]“배후 있나 없나” 최대쟁점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9시 12분


한나라당과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국민통합21이 31일에도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발언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정 의원측이 제기한 이 전 회장 배후에 한나라당이 있다는 공세에 맞서 3개항을 공개 질의했다. 정 의원측은 한나라당의 공개질의를 다시 반박하며 ‘한나라당 배후설’을 더욱 강하게 제기했다.

▽한나라당의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 공소장 입수 논란〓국민통합21 정광철(鄭光哲) 공보특보는 “한나라당이 이 전 회장의 ‘도쿄(東京) 발언’ 직전 서울지검 특수부로부터 이 사건의 공소장을 입수한 것은 이 전 회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이한구(李漢久) 의원이 14일 대정부 질문 후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의 참고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공소장을 입수한 것일 뿐이다. 어이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윤선(趙允旋) 선대위 대변인은 “검찰 자료도 공소사실 요지 등이 담긴 세 장짜리여서 참고할 가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특보는 그러나 “이는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측근 중 한 사람인 이한구 의원이 이 전 회장의 기자간담회를 사전에 알았다는 증거”라고 반박했다.

▽이익치 전 회장과 한나라당은 ‘끈끈한’ 관계?〓국민통합 21측은 “이 전 회장이 97년 대선 직전 한나라당 후원회에 20억원을 낸 것은, 이 전 회장과 한나라당이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이 전 회장이 검찰에서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부탁을 받고 한나라당에 후원금을 냈다’고 진술하는 바람에 이른바 ‘세풍’이 터졌다”면서 “이 전 회장은 사실상 한나라당과 원수지간인데 그를 통해 우리가 공작을 했겠느냐”고 반박했다.

정 의원측은 “이 전 회장이 한나라당에 20억원의 거금을 기부한 것 자체가 유착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익치 발언’ 국정조사 파행 책임론〓정 의원은 3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한나라당이 이 전 회장의 발언을 더 조사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가 국정조사를 하자고 했더니 시간이 없어서 못 하겠다고 한다. 무책임하고 독선적인 생각이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이미 우리 당은 국정조사를 실시하자고 했다. 다만 특검제는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검찰 수사 후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하자고 한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국민통합21측은 “원내 1당으로서 국정조사 의지만 있으면 단독으로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한나라당은 자기 편의대로 잣대를 조절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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