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개최국의 자긍심?"

  • 입력 2002년 9월 27일 15시 09분


아시안게임을 코앞에 두고 여기저기서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부산의 명물 해운대해수욕장을 이웃해있는 부산 요트 경기장!

이곳에는 10월 3일 시작되는 경기에 대비해 참가 선수들의 연습이 한창이다.

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는 모습이 보는 사람들에게는 시원함을 선사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체력을 소모하게 만드는 힘든 경기가 바로 요트.

오전부터 한창 연습중이던 연습장에 조그만한 사제 도시락이 배달된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들의 점심식사가 일반 직장인이 먹는 점심식사보다 형편없는 수준으로 제공되고 있는 현장.

고무줄로 감싸인 1회용 용기를 들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한끼를 떼우는 모습속에서 대표선수의 위상은 찾아볼 수 없다.

가관인 것은 이 도시락도 대회본부측에서 제공되는 것이 아니고 쌈지돈을 털어 나온 것이라는 점.

멀리 창원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창원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사격 대표팀 역시 대회와 관계없이 인근 식당은 전전하고 있다.

훈련장과의 거리가 무려 2시간.

훈련중에 식사를 하기 위해 숙소를 찾는다면 차 안에서 버려야 할 시간이 무려 8시간.

도저히 훈련할 시간이 생기지 않아 근처에서 끼니는 떼우고 있다.

급기야 사격 대표팀은 퇴촌을 결정하고 숙소를 옮겼다.

옮긴 장소는 창원호텔도 아니고 바로 옆에 있는 그 이름도 유명한 '뉴제일여관'!

대표팀의 숙소가 여관이란다.

선수촌에서는 규정상 도시락 제공을 개막 이후부터 가능하다고 버티고 있어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표선수들이 한낱 도시락 제공이 되질 않아 훈련에 지장을 받고 급기야 퇴촌을 강해, 여관을 전전하고 있다.

몰디브 대표팀도 아니고 동티모르 대표팀의 이야기도 아니다.

월드컵 4강신화를 이룩하고 14회 아시안게임을 주최하고 있는 한국대표팀의 모습이다.

매번 눈물젖은 빵을 먹어야만 하는 그들이 애처로울 뿐이다.

제공: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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