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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24일 22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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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홈런왕을 노리던 이승엽은 시즌후반부터 두산 우즈에게 추월당해 홈런왕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까지 놓쳤다. 그는 “외국인 선수에게 졌다는 사실이 너무 분했다”며 ‘악몽’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2002시즌. 올시즌 내내 홈런 1위를 달리던 이승엽은 막판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특히 SK의 외국인 거포 페르난데스가 41호 홈런을 치며 턱밑까지 쫓아와 목덜미가 근질근질하다.
하지만 요즘 이승엽은 “자신있다”며 대수롭지 않아 하는 눈치다. 9월 홈런 수가 적은 것은 팀이 이달 들어 경기를 불규칙하게 소화했을 뿐이며 타격감은 여전히 좋다는 게 그의 설명. 게다가 일정상 페르난데스보다 9경기나 더 남아 있어 조급해 할 이유도 없다고 말한다.
그의 자신감은 24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현대전에서 고스란히 발휘됐다. 0-0인 4회 우측담장을 넘는 110m짜리 선제 1점홈런을 쏘아 올린 것. 6일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한 이승엽은 시즌 43호로 2위인 페르난데스를 2개차로 따돌렸다.
하지만 이승엽의 홈런에 자극을 받았는지 3위인 현대 심정수가 6회 1점아치를 날리며 시즌 40호째를 기록, 아직 이승엽이 안심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이 경기에서 삼성은 1-0으로 앞선 5회 1사후 3연속 안타와 볼넷, 박한이의 2타점짜리 우익선상 2루타로 단숨에 3득점하며 대세를 갈랐다. 4-1로 이긴 삼성은 최근 들어 8연승이라는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선두 삼성을 반경기차로 쫓고 있는 기아도 광주에서 두산을 4-3으로 눌렀다. 16승짜리 외국인 투수 키퍼(기아)와 레스(두산)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 경기에선 키퍼가 7과 3분의 2이닝 동안 탈삼진 6개에 5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레스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키퍼는 17승으로 한화 송진우와 함께 다승 공동선두에 올랐다.
잠실에선 4위 LG가 3-4로 뒤진 7회 김재현이 역전 2점홈런을 터뜨린 데 힘입어 한화를 6-4로 힘겹게 꺾고 5위 두산과의 승차를 2.5경기차로 벌렸다. 한화 장종훈은 3회 좌월2루타로 프로 첫 개인통산 3000루타 기록을 달성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