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범죄자 내면세계 추적 ´브라운 신부 전집´

  • 입력 2002년 8월 2일 17시 45분


◇브라운 신부 전집(전5권)/G.K. 체스터튼 지음/350-480쪽 각권 9500원 북하우스

검은색 신부복을 입고 역시 검은색 성직자 모자를 쓴 통통한 브라운 신부. 그는 독특한 개성으로 똘똘 뭉쳐 있다.항상 다 낡아빠진 검은 우산을 들고 다녀 눈에 안 띌래야 안 띌수 없다.언뜻 보기에 어수룩하게 보여 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야할 것 같지만 그는 어떤 불가해한 사건이라도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해결한다.

G.K.체스터튼(1874-1936)이 창조한 명탐정 브라운 신부. 추리문학의 고전으로 평가되는 그의 전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결백’ ‘지혜’ ‘의심’ ‘비밀’ ‘스캔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브라운 신부전집은 체스터튼이 1911년부터 1935년에 걸쳐 출간한 브라운 신부 이야기 49편을 모두 담고 있다. 전집에는 ‘추리소설의 옹호’ ‘추리소설의 오류들’ ‘추리소설 쓰는법’ 등 추리소설에 대한 견해들도 함께 실려있다.

범죄자를 밖에서 관찰하려고 하지 않고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려 하는 것이 브라운 신부의 특징. 가능하면 직접 범죄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한다. 그는 한 작품에서 이렇게 언급한다.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사악한 인간인지, 혹은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 지 알 때 비로소 선한 사람이 됩니다’.

체스터튼은 명문 세인트 폴 스쿨을 졸업하고 슬레이드 아트 스쿨에서 미술을 공부한 뒤 다시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에서 문학을 공부했다. 그의 작품 속에서 사물에 대한 묘사가 돋보이는 것은 화가로서의 경력이 큰 역할을 했다.T.S. 엘리엇은 이 추리작가에 대해 ‘영원토록 후대의 존경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이라고 평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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