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SK 이승호 “야속한 타선…”

  • 입력 2002년 5월 9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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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이승호
SK 이승호
어디서부터 꼬였을까.

SK 이승호(21)의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이승호는 지난해 용병 에르난데스와 함께 팀내 최다인 14승(14패)을 일궈낸 왼손 에이스. 140㎞대 후반의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를 보유, 국내투수가운데 가장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중 한명으로 뽑힌다.

하지만 그는 올시즌 단 1승도 거두지 못해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올해 7경기에 출전해 5패 평균자책 4.23. 투구내용은 괜찮았으나 문제는 타선지원. SK타선은 이승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유난히 득점력이 떨어진다. 8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8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으로 삼성타선을 묶은 이승호로선 맥이 빠질 법한 경기내용.

구원으로 나선 지난달 5일 시즌 개막전을 제외하고 이승호가 6경기에서 선발로 마운드에 있는 동안 SK가 얻은 총 점수는 불과 7점. 게임당 1점을 겨우 넘는 타선지원력이다. 사정이 이러니 아무리 잘 던져도 승리를 따낼 수가 없다.

이승호가 꼬인 데는 코칭스태프의 욕심도 한몫 했다. SK는 제2선발투수인 이승호를 지난달 5일 개막전에서 9회 마무리투수로 등판시키는 ‘변칙’을 썼다. 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개장기념경기에 선발로 넣으려고 ‘꼼수’를 부린 것. 이 경기에서 이승호는 연장 10회 현대 박재홍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시즌 첫 패를 기록하면서 기분나쁜 출발을 했다.

처음부터 꼬인 이승호는 다음경기부터 본업인 선발로 돌아갔으나 번번이 호투하고도 빈약한 타선지원에 울어야 했다.

에이스의 침몰과 함께 SK는 슬금슬금 승수를 까먹더니 어느덧 10승1무18패로 롯데와 함께 공동 꼴찌. 운이 나쁘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팀을 잘못 만나 고생한다고 해야 할지….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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