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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8일 1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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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러한 조치는 이변과 기록을 낳는 촉매제가 됐다. 보다 많은 팀이 참가하면서 더욱 많은 변수가 생겼고 또한 출전팀간의 전력차도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2조 1차전 알제리와 서독의 경기는 그 서곡이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알제리는 6월16일 독립기념일에 루메니게가 이끄는 우승후보 서독을 맞아 싸웠다. 당시 축구도박사들의 우승배당률에 따른 우승 확률 예상에서 알제리의 우승 확률은 서독의 330분의 1도 안될 정도로 서독의 절대 우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알제리는 서독을 2-1로 격파하며 대파란을 연출했다.
알제리의 이 승리는 50년 브라질 대회에서 미국이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은 것과 66년 잉글랜드대회에서 북한이 이탈리아를 1-0으로 격파한 것과 함께 ‘월드컵 3대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이 대회에서 역대 최다골 승리 기록도 경신됐다. 54년 스위스대회에서 한국을 9-0으로 격파하며 역대 월드컵 최다골 승리 기록을 세운 바있는 헝가리가 이번에는 엘살바도르를 10-1로 이겨 자신이 갖고 있던 최다골 승리 기록을 바꾼 것이다.
전체적으로 월드컵 출전국의 숫자가 늘어났지만 가장 큰 이익을 본 것은 아프리카도 아시아도 오세아니아도 아닌 유럽이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각각 1장의 티켓만 늘어났지만 유럽에서는 4장이 늘어났다. 유럽은 예선 각 조에서 두팀식 본선에 나갈 수 있도록되었고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 되었다. 축구 종주국임을 자처하는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즈 등 영연방 4개국 중에서 웨일즈만을 제외하는 3개팀이 본선에 오르는 등 ‘넓어진 문’덕을 톡톡히보았다.
6월14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벨기에의 개막전에서는 월드컵 20년만에 처음으로 개막전 0-0의 행진이 깨졌다. 벨기에의 반 덴 베르그가 결승골을 뽑으며 ‘축구신동’ 마라도나가 첫 출전한 전 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격침시키며 대회 전체의 파란이 예고됐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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