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5월 3일 11시 56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오닐 장관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재팬 소사이어티 모임에 참석해 일본이 지난 10년간 국민 1인당 4만달러에 해당하는 모두 5조달러 가량의 경제력을 상실했다면서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일본 경제가 지난 91년 기준으로 중국의 9배, 미국에 비해서는 5분의 3 규모였다"면서 "그러나 지금과 같은 부진이 계속될 경우 25년 안에 중국의 5분의 4, 미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닐 장관은 "그런 날이 오면 세계는 더 이상 일본을 경제의 견인차로 부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관차에 끌리는) 화차 신세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이 이런 처지에 빠지지 않으려면 디플레를 극복하고 금융부실을 해결하는 한편 경제규제 완화도 가속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디플레에 대해 오닐 장관은 "일본이 디플레로 매년 1% 가량의 성장이 위축되는 타격을 받아왔다"면서 "디플레로 채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투자와 소비도 위축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제로금리'를 통해 통화확대 기조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기업들이 기채할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라면서 일본의 은행 대출 가운데 4분의 1 가량이 거의 회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따라서 일본 금융기관들이 새로운 마인드를 가진 젊은 경영층을 내세워 기업의 장래성에 의거해 대출하는 새 바람이 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닐 장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추진해온 경제구조 개혁의 방향이 옳다면서 그러나 일본 산업의 상당 부문이 여전히 규제와 무역장벽에 의해 과보호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일본의 경제 개혁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면서 "선택은 어디까지나 일본 스스로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