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안면도 꽃박람회 “짜증 박람회”

  • 입력 2002년 5월 1일 17시 57분


“5년여 동안 뭘 준비했나.”

‘안면도 국제 꽃 박람회’가 준비부족과 운영미숙 등으로 지난 26일 개막이후 관람객들의 큰 불만을 사고 있다. 96년 10월부터 5년여 동안 추진된 행사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실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휴일 교통 대란〓개막후 첫 휴일인 28일 관람객 10만이 몰려들어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꽃박람회장과 서해안고속도로 홍성 나들목(IC)간 도로는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그나마 이 구간은 꽃박람회조직위 등이 교통체증을 줄여보겠다며 일방통행으로 지정해 일부 관람객들은 오도가도 못한채 10시간 이상 차 안에 갇혔다. 공주의 윤선희씨는 “오전 6시 반 출발해 폐장 30분전인 오후 6시 반에야 박람회장에 도착해 표를 찢어버렸다”고 말했다.

조직위측은 이에 따라 평일 관람과 자가용 자제, 뱃길(보령 대천항∼안면도 영목항)을 권장했다.

박람회 기간동안 이 구간에서는 매일 오전 7시 10분∼오후 7시 반까지 승선인원 200∼463명의 여객선이 32차례 오간다. 소요시간은 20분이며 영목항에는 박람회장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준비돼 있다.

▽적은 비에도 난리통〓각각 40㎜ 안팎의 비가 내린 29일과 30일 박람회장에서는 난리 법석이 빚어졌다. 마땅히 비를 피할 시설이 없어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전시관으로 몰려 들었고 그나마 이 북새통을 뚫지못한 일부 노인과 어린이들은 비에 흠뻑 젖어 떨어야 했다.

하수구가 제 구실을 못해 행사장 이곳저곳이 물바다로 변했으며 ‘꽃과 새문명’관 ‘무궁화관’ 등 일부 전시관 주변에는 물웅덩이가 생기기도 했다.

박람회장에는 차양이나 비가림 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 이 때문에 이번 비가 온 양일간 도시락을 지참하고 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빗물에 밥을 말아 먹어야 했다”며 분통을 떠뜨렸다.

▽운영 미숙〓힘들게 박람회장에 도착한 관람객들은 전시관 관람을 위해 또한번 전쟁을 치러야 한다. 조직위가 당초 관람 예상인원을 적게 잡는 바람에 제대로 관람객을 수용하지 못해 관람을 도중에 포기하는 사람들마저 나오고 있다.

관람객은 평일 6만명 휴일 10만명 가량으로 많게는 예상인원의 3배를 넘어서고 있다.

반면 부전시장인 수목원지구의 경우 인파가 한산해 관람객 일부를 수목원지구부터 관람하도록 유도하는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일부 상인들은 2000∼3000원짜리 우산을 6000∼7000원 가량에 파는 등 바가지 요금을 받아 불쾌감을 사고 있으나 지도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면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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