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승우/장애인 올림픽에 더 많은 관심 갖자

  • 입력 2002년 4월 25일 18시 32분


3월 초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의 결과와 평가로 방송과 신문이 연일 떠들썩했던 가운데 한국 선수단이 제8회 동계장애인올림픽에 참가했다. 열흘동안 벌어지는 이 대회의 알파인 스키 부문에서 한국의 한상민 선수(지체 1급)가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는 우리나라 역사상 스키종목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히 장애인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그가 겨울 종목에 강한 북유럽 국가의 쟁쟁한 선수들을 제치고 메달을 따내 더욱 가치가 컸다.

올림픽 은메달의 주인공인 한 선수의 스키 선수로서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신체적 장애라는 어려움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어려움도 컸다. 택시기사인 아버지와 봉제공장 보조원인 어머니의 수입으로는 고가의 스키 장비를 구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한 선수는 1997년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가 주최한 장애인 스키캠프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스키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 선수의 이런 선전을 대부분의 국내 언론 매체들은 단신으로 처리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물론 그가 언론의 각광을 받고 싶어 올림픽에서 선전했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한국에 돌아왔을 때 언론으로부터의 무관심에 얼마나 상심했을까.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게 무심한 단적인 사례 같아서 아주 섭섭했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동등한 대접을 원하는 것이지 결코 특별한 대접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4년 후에 다시 열릴 동계장애인올림픽은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승우 장애인스키협회 회장·한국 MSD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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