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그때 그이야기]4회 브라질대회<上>

  • 입력 2002년 4월 11일 17시 29분


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 스페인에 잇따라 패해 예선탈락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귀향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 스페인에 잇따라 패해 예선탈락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귀향 비행기에서 내리고 있다.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도 전쟁의 소용돌이를 비켜갈 수 없었다. 제4회 월드컵 대회는 1950년 브라질에서 열렸다. 38년 제3회 월드컵 대회를 마친 뒤 12년만의 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으로 월드컵은 두 차례를 쉬게 됐고, 국제축구연맹(FIFA)은 46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총회에서 전쟁을 치르지 않은 남미의 브라질에서 월드컵 대회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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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월드컵에서는 30개국이 지역 예선을 거쳐 13개국이 본선에서 맞붙었다.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각국이 잇따라 출전을 포기해 전 대회에서 16개국이 본선에 출전한 데 비해 3개국이 줄었다.

이 대회는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가 처음으로 출전해 화제를 뿌렸다. 월드컵 초창기 축구의 본고장이라는 자부심으로 FIFA와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웨일스 등 영국 내 4개 연방 축구협회는 46년 FIFA에 복귀하고 월드컵에 출전하기로 했다. 영국 내 4개 연방 축구협회가 국내 리그를 거쳐 상위 2개팀이 출전한다는 ‘파격적인 조건’이 축구 종주국의 마음을 돌리는데 한 몫을 했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각각 1,2위로 예선을 통과했지만 스코틀랜드는 참가하지 않고 잉글랜드팀만 브라질로 향했다.

출전 때부터 화제를 몰고왔던 잉글랜드는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으로 또 한번 축구팬의 입에 오르게 된다. 예선 리그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미국에 0-1의 패배를 당한 것. 잉글랜드는 스페인에게도 패해 결승 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브라질 우루과이 스페인 스웨덴 등 4팀이 벌인 결승 리그에서 관심의 초점은 주최국 브라질. 브라질은 스웨덴에 7-1, 스페인에 6-1로 대승하는 등 기세를 올렸다. 승승장구하던 브라질은 7월16일 우루과이와 리그 마지막 경기를 갖게 된다. 우루과이는 스페인과 2-2로 비긴 뒤 스웨덴에 3-2로 어렵게 승리해 승산은 브라질쪽에 있어 보였다. 브라질은 우루과이와 비기기만 해도 우승하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그러나 경기는 홈팬의 염원대로 되지 않았다. 브라질은 후반 3분 프리아사의 선제골을 터뜨렸으나 후반 22분 우루과의 스키아피노에게 동점골을 허용했고 8분뒤 기지아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말라카냥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20여만명의 브라질 축구팬은 눈 앞에서 날아간 우승컵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4회 대회까지 우루과이가 두 번, 이탈리아가 두 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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