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금치 돼지'를 아시나요…식물유전자 삽입

  • 입력 2002년 1월 24일 18시 48분


일본 연구팀이 돼지의 수정란에 시금치 유전자를 투입해 건강에 좋은 육질을 지닌 돼지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식물의 유전자를 투입한 동물을 개발해 이 유전자가 살아 있는 것을 확인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긴키(近畿)대와 오카자키(岡崎) 국립공동연구기구 기초생물학연구소는 시금치의 뿌리에서 포화지방산을 불포화지방산인 리놀산으로 변화시키는 ‘FAD2’유전자를 분리해 돼지의 수정란에 투입한 뒤 암퇘지의 자궁에 착상시켰다.

이 방법으로 태어난 돼지 6마리의 지방조직을 조사한 결과 보통 돼지보다 불포화지방산이 20%가량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유전자를 조작한 돼지를 보통 돼지와 교배시켜 태어난 2, 3대의 돼지 20마리 이상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과반수가 돼지에 FAD2유전자가 들어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쥐를 대상으로 같은 실험을 한 결과 유전자조작을 한 쥐는 보통 쥐보다 불포화지방산을 40% 이상 더 많이 함유하고 있었으며 이런 성질은 7대까지 이어졌다.

조사책임자인 긴키대 이리야 아키라(入谷明) 교수는 “식물 유전자가 차세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는 식품으로서의 안전성과 유전자조작 돼지가 건강을 유지할 것인지를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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