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4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13년째 반 아이들의 동시집을 발간하고 있는 광주 중앙초등학교 강진형(姜振亨·56) 교사. 그는 지난해 7월 이 학교 4학년 1반 학생 35명의 이름으로 180쪽짜리 시집 ‘꿈으로 서는 나무’를 펴냈고 12월에는 ‘내 마음은 파란 물고기’란 시집을 엮어냈다.
강 교사가 1988년 이후 지금까지 펴낸 제자들의 작품집은 모두 25권.
“자신들의 이름이 들어있는 시집을 받아들고 좋아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더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강 교사는 국어시간과 일주일에 2시간씩 주어지는 재량시간에 아이들의 상상력과 시심(詩心)을 키워주기 위해 색다른 ‘시작(詩作) 수업’을 한다.
하나의 주제를 정해놓고 아이들에게 주제에서 느껴지는 수십개의 낱말을 쓰도록 주문한다. 예를 들어 ‘바다’가 주제일 경우 아이들이 ‘바람’, ‘모래’, ‘그물’, ‘해녀’, ‘섬’ 등의 낱말을 적으면 이를 서로 연결시켜 시를 쓰도록 하는 이른바 ‘느낌 수업’ 방식이다.
강 교사는 한 학기가 끝날 즈음 아이들에게 시집에 싣고 싶은 글을 7, 8편씩 받고 학급회의를 열어 시집 제목과 표지, 그림을 공모해 시집에 대한 애정을 갖도록 배려하고 있다.
87년 ‘시조문학’에 ‘인생읽기’로 문단에 데뷔한 강 교사는 “퇴직 후에는 그동안 써 온 동화 100여편을 책으로 묶어 발간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