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호나우두 "골잡이 참모습 보라"

  • 입력 2001년 12월 31일 11시 05분


2002월드컵축구대회 팀당 엔트리는 23명. 32개국이 본선에 진출했으니 모두 736명의 선수가 그라운드의 화려한 주인공이 되는 셈이다.

이 가운데 팀 우승을 이끌며 최고의 영광을 맛볼 스타는 누가 될까. 남미와 유럽세가 양대 산맥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합을 벌일 2002월드컵. 그 무대를 달굴 스타들을 살펴본다.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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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드리블과 파워, 총알같은 슈팅…. 축구의 꽃은 역시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9일까지만 해도 세계 축구팬은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프랑스의 천재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의 명성을 압도할 만큼 카리스마를 갖춘 공격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전세계 축구팬을 전율시킨 기적의 무대는 지난해 12월10일 이탈리아 1부리그 인터밀란-브레시아전. 브라질의 ‘신 축구 황제’ 호나우두(26·인터밀란)가 이날 경기에서 팀 선취골을 터뜨리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 무릎 부상으로 주저앉아 마지막 골을 터뜨린 지 2년여 만의 골 기록이었다. 호나우두는 다시 17일 키에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해낸데 이어 20일 베로나전에서 5분 사이에 2골을 몰아넣었다.

이후 호나우두는 가벼운 허벅지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그의 재기는 2002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신화 창조’를 예고하고 있다.

브라질과 함께 남미 축구의 양축인 아르헨티나의 크레스포(27·이탈리아 라치오)도 빼놓을 수 없다. 크레스포는 2000년 파르마에서 라치오로 옮기면서 이적료만 5500만달러(약 715억원)를 기록, 역대 3번째로 비싼 선수다. 대표팀에선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와 번갈아 스리톱 정중앙에 선다. 남미지역 예선 12경기에서 9골을 뽑아내 일찌감치 팀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최근엔 바티스투타가 무릎 부상으로 흔들리면서 팀 버팀목으로 확실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 정확한 위치선정과 정교한 볼 컨트롤이 주무기다.

남미의 양 거목에 맞설 유럽세도 만만찮다. 프랑스 티에리 앙리, 잉글랜드 마이클 오언, 포르투갈 누누 고메스, 스페인 라울 곤살레스, 이탈리아 크리스티안 비에리 등 기라성 같은 스타들이 남미 아성에 강력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특히 ‘2001년 골든볼’ 주인공이 된 오언(잉글랜드 리버풀)은 23세의 어린 나이지만 1m72, 67㎏의 단신 핸디캡을 딛고 총알같은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으로 세계 축구팬을 매료시키고 있다. 유럽 예선 6경기에서 6골을 뽑아내며 같은 조 독일을 따돌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의 영광을 재현했다.

문전에만 가면 냉정한 저격수로 돌변하는 앙리, 어떤 위치에서건 날카로운 슈팅을 뿜어내는 라울, 소속팀에서 호나우두의 투톱 파트너인 비에리도 유럽이 자랑하는 월드컵 득점왕 후보다. 아프리카는 다소 힘이 부치는 양상이지만 나이지리아의 은완코 카누(31·잉글랜드 아스날), 세네갈의 엘 하지 디우프(21·프랑스 랑스)가 ‘검은 돌풍’의 선봉으로 나서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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