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구당 빚 25% 증가 2200만원

  • 입력 2001년 12월 14일 18시 29분


국내 가구당 빚이 1년 동안 25%나 늘어 22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가계의 빚도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어섰다.

미국 등 선진국은 주택금융 등 장기부채가 대부분이지만 국내 가구는 단기부채의 비중이 높아 경기침체로 소득이 줄어들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은 14일 ‘3·4분기 가계신용 동향’에서 “대출과 신용구매 등을 합친 가계빚이 7∼9월 20조3740억원 증가해 총 316조3000억원에 이르렀다”며 “작년 9월말에 비해 25.9%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의 원화대출금 중 가계대출의 비중도 작년말 48.1%에서 51.8%로 높아졌다.

가구당 빚도 3월말 1920만원, 6월말 2060만원, 9월말 2200만원 등으로 급증하고 있으며 작년 9월말의 1760만원에 비해서는 1년 만에 25.0% 증가했다.

한은은 “그동안 금융구조조정 등으로 대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던 신용금고 신협 등 2금융권도 적극 대출영업에 뛰어들어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소득수준과 비교해볼 때 가계빚 규모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빚은 미국이 85.7%이지만 국내는 2000년말 현재 51.6%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한은은 “미국은 가계빚 중 장기부채인 주택금융의 비중이 81.5%로 부채구조가 안정적이지만 우리는 17.3%에 불과하다”며 “경기가 나빠져 가계소득이 감소하면 연체율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국내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실태를 점검한 뒤 부실화가 우려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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