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내에서 친구와 약속이 있어 버스를 탔다. 퇴근시간으로 차가 밀릴 때인데도 유난히 버스가 잘 달렸다. 한참을 가던 중 어디선가 휴대전화 벨소리가 울렸다. 바로 버스운전사에게 걸려온 전화였다. 라디오를 켜 놓고 운전하던 그는 볼륨을 줄이더니 통화를 시작했다. ‘운전 중이니까 금방 끊겠지’하고 생각했던 나의 예상은 10분 동안 전화기와 핸들을 동시에 붙잡고 있는 운전사로 인해 빗나가고 말았다. 경적을 울리고 곡예운행을 하는 버스에 탄 승객들의 표정은 불안해하는 빛이 역력했다. 이미 얼마 전부터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 있음에도 대중교통 운전사까지 이를 무시하는 것이 씁쓸했다. 철저히 단속하겠다던 정부의 방침도 흐지부지 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