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어시스트 대권' 불뿜는 3파전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8시 37분


‘코트의 마법사’로 불리는 프로농구 모비스 오토몬스의 강동희(35)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머리카락 일부를 노랗게 염색했다. 현역 선수 가운데 삼보 허재(36)에 이어 두 번째 연장자이기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돌았다. 하지만 신세대 선수들과 맞서 싸우려면 외모부터 그들처럼 바꿔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

겉모습을 젊게 바꾼 강동희가 시즌 초반부터 까마득한 후배들과 뜨거운 ‘최고 도우미 경쟁’을 하고 있다. 강동희와 어시스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 프로 5시즌 동안 4차례나 어시스트왕에 올랐다. 올 시즌 8경기에서도 강동희는 평균 두자릿수에 육박하는 9.63개를 기록, 19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8.49개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8개의 벽을 깨뜨린 데 이어 세월의 흐름을 거꾸로 돌리려는 듯 9개 고지도 무너뜨릴 기세다.

그러나 뒤를 돌아보면 한시도 안심할 수 없는 처지. 삼성 ‘테크노 가드’ 주희정(25)이 평균 9.13개로 강동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 또 동양의 신인 김승현(23)도 평균 8.88개로 3위에 오르며 언제라도 선배들을 따라잡을 태세.

‘가드의 산실’ 인천 송도고 선후배인 강동희와 김승현은 타고난 볼감각과 눈부신 개인기가 장점. 보기 드물게 농구를 즐긴다는 평가를 들으며 간간이 절묘한 앨리웁 패스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특히 동양의 7연승 행진을 이끈 김승현은 팀의 득점력을 20점 가까이 끌어올리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 지난 시즌 삼성 우승의 주역 주희정 역시 한층 성숙된 기량으로 매클래리 호프와의 호흡을 맞추고 있다.

강동희 주희정 김승현의 도움왕 3파전이 거세지면서 역대 한 경기 최다 어시스트 기록인 17개를 누가 먼저 깨뜨릴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한편 강동희와 포인트가드 양대산맥으로 불렸던 KCC 이상민은 단짝 콤비인 용병 재키 존스가 출장정지 징계에 이어 부상으로 뛸 수 없게 되면서 평균 6.63개로 4위에 머물러 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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