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깊어가는 가을…베르디 오페라 어때요?

  • 입력 2001년 10월 24일 20시 40분


일부 시민은 "오페라는 비싸고 어렵고 시끄러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오페라 줄거리는 별로 어렵지 않다.

사랑과 배반 등 지극히 현실적인 인간의 삶을 음악으로 엮어낸 서양의 판소리 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번 가을엔 오페라와 한번 친해보자.

이탈리아 작곡가 베르디(1813∼1901)의 유명 오페라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인천오페라단(단장 황건식)이 25일부터 28일까지 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리는 '베르디 서거 100주년 기념 오페라 축제' 가 바로 그 것이다.

베르디의 유명 작품들 가운데 주요 부분 등을 뽑아 무대에서 보여주는 것이다.

아직은 오페라에 익숙하지 않은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오페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공연작은 '라트라비아타(춘희)' (27일) '리골렛또' (25일) '일트로바토레' (26일) '가면무도회' (〃) 등 베르디의 4대 대표작과, 최후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오텔로' (27일), 그가 추앙했던 시인 만초니를 위해 만든 '레퀴엠(진혼곡)' (25일) 등이다. 하루 두 편씩 상연되고 그의 작품 중 유명한 아리아(28일)도 더해진다.

'길을 벗어나 타락한 여인' 이라는 뜻을 가진 '라트라비아타' 는 루이 14세 시대의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사교계의 뛰어난 무희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노련한 성악가 김희정씨가 사랑에 눈물짓는 비올레타역을, 풍부한 감정을 지닌 성악가 오경식씨가 사랑의 열병을 앓는 알프레도역을 각각 맡는다.

또 사랑하는 딸 질나를 농락한 귀족에게 복수하려다 딸을 죽게 한 곱추 리골렛또의 비극적인 사연을 담은 리골렛또(25일) 중 '여자의 마음' 은 오페라 사상 최대의 아리아로 꼽힌다.

레퀴엠은 베르디가 60세 되던 해에 작곡한 곡으로 엄숙한 종교음악이면서도 극적인 박력과 화려함을 함께 지녀 널리 공연되는 작품이다.

베르디 중기의 거작 가면무도회 는 배신과 반역, 암살을 주제로 한 중후한 작품. 인천오페라 관계자는 노래만이 아니라 연기가 뛰어난 성악가들로 팀을 짰다 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방송교향악단이 협연하며 유명 성악가 45명이 출연한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페라 대사를 우리말 자막으로도 보여줄 계획이다.

공연 시간은 매일 오후 7시반. 입장료는 좌석에 따라 5000원∼2만원(학생 단체 3000원)이다. 032-429-0248∼9

<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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