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돌아온 '스마일' 각오는 '마당쇠' SBS 김훈

  • 입력 2001년 10월 22일 18시 28분


한국에서 사람을 평가할 때 ‘성실하다’는 것만큼 모든 것에 우선하는 가치는 없을 것이다.

병역 파문을 딛고 프로농구 SBS 스타즈의 간판스타로 부상한 김훈(28)은 농구계의 대표적인 ‘성실맨’중의 한 명이다. 여기다 김훈은 연세대 시절부터 ‘스마일 슈터’로 불리며 오빠부대를 몰고 다녔던 ‘전국구 스타’ 출신으로 팀 명칭과는 달리 그동안 구단을 대표하는 간판 스타가 없어 고심하던 구단입장에선 굴러온 보배나 마찬가지다. 아직도 오빠부대가 관중석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프로농구 코트에서 김훈의 재등장은 대형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자신을 기다려온 팬들의 환호를 한시도 잊은 적 없는 김훈이지만 2년만의 코트 복귀를 앞두고 지나치게 조심스럽다.

“제 욕심을 부릴 단계가 아닙니다. 괜히 제가 뭔가를 하겠다고 덤볐다가 오버할까 두려울 뿐입니다.”

올 시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답하는 김훈의 목소리에는 신중함이 잔뜩 배어 있다. 한때 코트를 제 집 안방보다 편하게 생각했던 김훈에게 무엇이 이토록 두려운 것일까. 바로 2년간의 공백이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코트를 떠나 있는 동안 체중이 무려 6㎏이나 불어나 있었고 짬짬이 개인훈련으로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단체종목인 농구의 특성상 혼자서 하는 훈련의 성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팀이 원하는 스타일에 적응하는 것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 연세대를 거쳐 SK 빅스(전 신세기)에서 활약할 때까지만 해도 팀 플레이 위주로 경기에 임했지만 SBS에서는 스스로 슛 찬스를 만들어야 할 위치가 됐기 때문. 이 때문에 농구를 새롭게 배운다는 각오로 자신에게 가장 취약한 일대일 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중이다.

“팀 내에서 내 역할을 다할 수 있으려면 최소한 경기당 15득점 이상은 챙겨야 할 것 같다”는 김훈은 “팀의 4강 진출이외에는 아무 것도 생각하지 않겠다”는 말로 시즌 각오를 밝혔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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